최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자의 상환 능력이 개선됐을 때 금융회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시중은행,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 제1금융권과 저축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 제2금융권에서 모두 신청할 수 있다. 금리 인하율은 은행별로 대출상품 가입 시 적용된 금리가 얼마인지, 대출자의 상환 능력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등에 따라 달라진다.
대출금리 낮추고 싶다면…신용등급 상승 즉시 은행에 알려라
지난달 30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올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적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지난해 가계대출 금리 인하 요구 수용률이 가장 낮은 곳은 신한은행(29%)이었다. 이어 하나은행(32.3%) 국민은행(37.9%) 우리은행(46.1%) 농협은행(60.5%) 순이었다. 신한은행은 금리 인하 수용 건수(3만2218건)와 해당 대출금액(27억8800만원)에서 시중은행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 당시보다 본인의 상환 능력이 개선됐음을 증명해야 가능하다. 금리 인하 요구 신청은 오프라인 영업점에 방문하거나 은행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할 수 있다. 기존 은행 고객이라면 재직증명서, 소득금액증명원 등 서류를 따로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금융사는 금리 인하 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영업일 5~10일 내에 수용 여부와 사유를 통보해야 한다.

금리 인하를 원하는 고객은 대출일 이후 본인의 신용 정보 등 변동이 있을 경우 은행에 즉시 알리는 것이 좋다. 은행은 직업군을 자체 기준별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신용등급 평가 시 중요한 항목으로는 직장, 연 소득, 직위 등이 있다. 따라서 본인의 이직으로 직장 정보가 변동되거나 승진 등으로 연 소득 등이 달라지면 은행에 곧바로 정보를 제공해 자체 신용평가를 받아봐야 한다. 주거래은행으로 금융 거래 실적을 꾸준히 쌓아 신용등급을 상향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득 변화가 크다면 최신 소득 증빙 서류를 은행에 제출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연 소득의 경우 500만원 또는 1000만원 단위로 나눠 등급이 책정된다. 소득 증빙 서류 제출 시에는 지난해 결산소득이 표시되는 소득금액증명원보다 최종 급여 지급 월이 표시된 소득자별근로소득원천징수부 또는 근로소득원천징수부 등을 통해 최신 급여 인상분이 반영되도록 하는 게 유리하다.

여러 곳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라면 대출을 한 곳으로 묶는 편이 낫다. 은행은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을 동일 금융사나 여러 금융사에서 받은 고객을 ‘다중채무자’로 분류해 관리한다. 이들은 일반 고객에 비해 신용등급이나 대출 한도 책정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단기 소액 대출을 여러 곳에서 받았다면, 대환 제도를 활용해 대출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게 바람직하다. 이를테면 3개 카드사에서 카드론을 100만원씩 받지 말고 1개 카드사에서 300만원을 받는 식이다.

금리인하요구권 행사가 불가능한 대출 상품도 있다. 햇살론 등 정책금융상품, 예·적금담보대출, 신용등급에 따른 금리 차가 없는 대출 등이 대표적이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