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폭풍 뚫은 DRX…데프트, 롤드컵 승천 기회 얻었다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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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는 게임을 넘어 스포츠, 그리고 문화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인상 깊었던 경기들은 물론, 궁금했던 뒷이야기 나아가 산업으로서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분석합니다.지난 9월 3일 토요일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선발전이 모두 종료됐다. 열세로 평가받던 DRX가 리브 샌드박스를 잡아내는 이변을 일으켰다. LCK 대표로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참가할 네 팀은 젠지 e스포츠, T1, 담원 기아, DRX로 결정됐다.
DRX가 롤드컵 티켓을 따내는 길은 험난했다. 스프링 시즌 최종 5위, 서머 시즌 최종 6위에 오른 DRX는 챔피언십 포인트 30점을 획득했다. 선발전에는 진출했으나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선발전 2라운드에서 KT 롤스터를 상대로 3 대 2로 진땀승을 해내며 롤드컵 진출 불씨를 살렸다. 세트 스코어 2 대 1로 벼랑 끝까지 몰렸으나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DRX는 선발전 최종전에서 이번 서머 시즌 가장 주목받은 팀인 리브 샌박과 만났다. 리브 샌박은 스프링 시즌 최하위권에서 서머 시즌 최종 3위로 급격한 상승세를 선보였다. '모래 폭풍'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는 리브 샌박이 DRX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3 대 1로 승리하기도 했다. DRX가 1세트를 잡아내며 앞서가는 듯했으나 2, 3세트를 연달아 내주며 또다시 매치포인트 상황에 몰렸다. 4세트 아지르를 택한 DRX 미드 라이너 제카(김건우)가 상대의 노림수를 받아치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주도권을 바탕으로 주요 오브젝트인 드래곤을 챙긴 DRX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5세트에서는 첫 전령 앞 한타에서 인원수에서 밀리는 데도 무리한 리브 샌박을 다수 잡아내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후 리브 샌박의 도박에 가까운 이니시에이팅을 모두 되받아치며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DRX의 원딜러 데프트(김혁규)는 2013년에 데뷔한 베테랑이다. 한국은 물론 중국리그에서도 우승을 경험했다. 최고의 원딜러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선수다. 하지만 유독 롤드컵 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현재까지 총 6번 롤드컵에 진출했으나 최고 성적은 4강 진출에 그쳤다.
데프트는 병역 문제로 올해가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DRX 유튜브를 통해 "군대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라고 밝히며 내년에도 활동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롤드컵 막차 티켓을 따낸 데프트가 기세를 몰아 첫 월즈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까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