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유형의 임원이 있다. 첫째 유형은 똑똑하고 하나에서 열까지 꼼꼼히 챙기며 실행하게 한다.
둘째 유형은 똑똑하고 직원들에게 명확하게 지시하지만, 실행은 직원이 자율과 주도적으로 처리하도록 한다. 셋째 유형은 방향과 중점과제를 내리지 못하지만, 자신이 한 말은 잊지 않고 신속하게 실행하도록 한다. 넷째 유형은 방향도 중점과제의 제시도 없고 직원들이 무엇을 하든 관심이 없다.
A임원은 꼼꼼하기로 소문나 있다. 아래 직원에게 업무 관련한 사항을 전달할 때에도 빽빽하게
적고 피드백을 한다. A임원이 부르면 최소 20분 이상 정신교육을 받지만, 자신이 무엇을 잘못
했다는 것은 분명하게 알고 나온다. A임원은 업무지시를 내릴 때,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살피며 최대한 그대로 추진하도록 한다. 반면, B임원은 방관형이다. A임원과는 다르게 직원을
불러 꾸중하거나 지도하는 적이 없다. 일을 지시할 때 제목 정도만 알려주고 직원이 해오도록 한다.
A임원과 B임원 하의 직원들은 모두 죽을 맛이다. A임원의 직원들은 임원 부재 시 의사결정을
잘하지 못한다. 시킨 일에 익숙해져 자신의 생각을 담는 고민이 적었기에 갑작스럽게 처음
접하는 상황에 몹시 당황하며 어찌할 바를 몰라 한다. 반면, B임원의 직원들은 매일 밤샘이다.
경영층이 방향이 틀렸다, 다른 대안을 모색하라, 추진 프로세스가 잘못되었다는 지적에 보고서를 몇 번이나 수정한다. 매번 다른 차원의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지쳐버리고 만다.
이런 직원들에게 어떻게 지시를 내리고 어느 정도 고민하게 하는 것이 옳은가?
직원을 바보로 만드는 상사
직원들이 자기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없이 그저 상사가 시키는 일만 하면 바보가 된다. 자신
일의 바람직한 모습을 생각하며, 전략과 구체적인 과제를 도출해야 한다. 자신이 정한 틀에
부합되는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 다양한 자료들을 일정한 분석방법으로 처리하여 대안을 만들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러한 실행의 과정을 악착같이 추진하는 열정을 보여야 한다.
만약 상사가 일에 대한 권한과 결정권을 직원에게 주지 않으면 직원을 바보로 만들고 있는
상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사는 요즘 젊은이들이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며 치열함과 열정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역량도 떨어져 도전과제를 주거나 믿고 맡길 수 없다고 한다.
일을 지시할 때, 업무의 방향이나 큰 그림은 주지도 않으면서, 방향이 다르다 또는 분석의 틀과 방법이 잘못되었다, 보고서 또는 결과물에 오탈자라도 있으면 해당 직원을 큰 소리로 질책한다.
직원을 키우는 상사는 직원을 편하게 하거나 고민없이 시키는 일을 하게끔 하지 않는다.
직원들을 고민하게 하고 가치를 높여 준다. 직급이 낮은 직원에 대해서는 꿈과 목표 그리고
강점을 더 강화해 준다. 남의 생각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게 하고, 직접 일을 추진하여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배우게 한다. 직급이 높은 직원에 대해서는 적을 만들지 않고 잘못된
언행이 없도록 단점을 보완해 주는 등 관계와 리더십 배양에 큰 자극을 주며 느끼게 한다.
높은 성과를 창출하도록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메가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수행하도록 한다.
리더인 상사가 직원을 키우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큰 이유는 자기 자리에 대한 생존
본능이다. 직원이 성장하면 자기 자리가 위태롭게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다. 이러한 리더들은 오직 자신의 생존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 큰 성장 장애물이 된다. 이들은 미래에 대한 비전과 전략도, 역량도, 열정도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보직 해임하거나 퇴출해야 한다. 이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잘못은 회사에 무능력을 전염시키고 꿈과 열정이 있는 직원을 바보로 만든다는 점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