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국제 유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는 OPEC+ 회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현지시간으로 오늘인 5일 회의를 열고 원유 생산량을 결정한다.

지난 2일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근월물(10월물 기준) 가격은 전 장보다 0.3%(0.26달러) 오른 배럴당 86.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선물 가격은 지난주 한 주 동안 6.7% 떨어졌다.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11월물)은 전 장보다 0.7%(0.66달러) 상승한 배럴당 93.02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지난주 한 주 동안 6.1% 하락했다.
<최근 한 달 동안 국제유가 추이>
자료: 오일프라이스닷컴
<최근 한 달 동안 국제유가 추이> 자료: 오일프라이스닷컴
국제 유가는 최근 3개월 동안 20% 이상 떨어지며 러시아가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기록한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태다. 세계 경기 둔화 가능성을 크게 본 시장 참여자들이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서다. 주요 원유 수요국인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또다시 청두 등 도시 봉쇄를 택한 점,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으로 강(强)달러 현상이 이어지면서 원유의 실질 가격이 상승한 점도 최근 국제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둘러싼 이란과 서방의 협상은 아직 확실한 결과를 도출하지는 않았다. 이란과 서방이 핵합의 복원에 합의할 경우 이란산 원유가 세계 시장에 나오게 돼 국제 유가의 하락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감산을 주장해온 가운데 오는 5일 회의에서 OPEC+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가 시장의 관심사다. 현지시간으로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이번 OPEC+회의에서 감산에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OPEC+의 감산이 세계 시장에 현재 원유 공급이 수요를 웃돌고 있다는 신호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럴 경우 러시아가 비(非) 서방국을 상대로 벌이는 원유 수출 협상에서 러시아가 불리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한편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지난 2일 러시아 원유 및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긴급 시행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하자 러시아는 바로 ‘자원 무기화’에 나섰다.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즈프롬은 노르트스트림을 통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운송을 완전히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가즈프롬은 천연가스 공급 중단의 표면적 이유로 유지보수 중 발견된 기계적 결함을 들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