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따라잡기

"9월 Fed 대차대조표 축소 2배 확대 전망"
"통화완화에 중독된 증시…고통 따를 것"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이 9월 주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공격적인 금리인상뿐만 아니라 대차대조표 축소도 빠르게 진행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마크 헐버트 마켓워치 칼럼니스트는 지난 3일(현지 시각) 마켓워치 기고한 글에서 "Fed의 이중 긴축이 주식시장 하락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 긴축이란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를 동시에 이르는 말이다.

그는 켄트 엥겔크 캐피톨증권운용의 수석전략가의 언급을 인용해 시장이 지금과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짚었다. 엥겔크 수석전략가는 지난주 고객에게 작성한 노트를 통해 "한 트레이더는 현재 Fed의 정책에 대해 '얼음 위를 시속 60마일로 달리면서 비상 브레이크를 당기는 것'이라고 묘사했다"며 "시장과 경제는 경험해보지 않은 영역에 접어들었고, 관련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실수를 저지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헐버트 칼럼니스트는 Fed의 긴축이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앞서 빈센트 델루어드 스톤X 파이낸셜 글로벌 매크로 책임자는 "양적 긴축은 9월에 950억달러로 전달 대비 두 배 넘게 확대될 것"이라며 "양적 긴축이 올여름에 늦게 시작된 만큼 그 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델루어드는 또 "Fed의 대차대조표는 양적 긴축이 시작된 6월 1일 이후 630억달러가 감소했는데 이는 약속된 것의 절반"이라며 "게다가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며 선불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Fed는 월 350억달러 할당량을 충족하기 위해 주택저당증권(MBS)을 적극적으로 매각해야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Fed는 지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9~12월 600억달러어치의 미국 국채와 300억달러어치 MBS를 매달 축소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시장이 지난 수년 간의 양적완화에 길들여져 있는 것도 문제라고 분석했다. 헐버트 칼럼니스트는 "Fed의 대차대조표가 소폭 축소된 여파로 주식시장이 이미 크게 하락했다는 것은 나쁜 신호"라며 "주식시장이 어느 때보다 통화완화 중독에 빠져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자 이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통이 필요할지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헐버트 칼럼니스트는 매년 9월 증시가 부진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1987년 이후 다우지수는 평균 -1.1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나머지 11개월 평균 0.77% 올랐던 것과는 반대로, 9월은 평균적으로 12개월 중 가장 나쁜 수익률을 기록했다. 헐버트 칼럼니스트는 "시장분석가들은 9월 주식시장이 부진했던 계절적 경향이 올해도 반복될지 여부를 지켜보고 있었다"며 "Fed의 이중 긴축은 이달 미국 증시가 평균 이하의 실적을 낼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