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비껴갔는데 "차 전복되고 공사장 무너져"…'힌남노'의 위력 [영상]
대만을 살짝 비껴간 11호 태풍 힌남노가 승용차를 전복시키고 공사장 가벽을 쓰러트리는 등 적지 않은 피해가 남겼다.

4일(현지시각) 대만중앙통신에 따르면 뉴타이베이, 타오위안 등 일부 지역 주민 600여 명이 폭우와 강풍에 인근 임시보호소로 대피했다. 비행기와 여객선은 100여 편이 결항했다.

대만 공영방송 TTV에는 이날 새벽 1시쯤 타이베이의 한 다리를 지나던 승용차 한 대가 전복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폭우로 미끄러워진 도로에 거센 바람까지 불자 자동차가 가드레일에 부딪힌 후 뒤집힌 것이다. 전복된 차량의 운전자는 다행히 차 밖으로 기어 나왔다.

자오시향에서는 3층 높이의 공사장 가벽이 강풍에 무너지면서 경찰차를 덮치기도 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경찰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가 쓰러지는 벽을 보며 "어! 어!"하며 놀라는 목소리가 담겼다. 차량 앞 유리가 산산조각이 났으나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도 대만 곳곳에서 전봇대나 가로수가 부러지는 사고가 났다. 타이베이 한 골목에 있던 전봇대가 민가 위로 쓰러지면서 불꽃이 튀기도 했다. 아리산 산맥의 도로 한가운데로 커다란 나무가 쓰러지면서 일부 등산객들이 도로가 복구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대만 당국은 힌남노가 경로를 바꿔 살짝 비껴가자 안도하면서도 많은 비에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소식에 한국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5일 오전 6시 기준 힌남노는 서귀포 남남서쪽 480㎞ 해상에서 시속 21㎞, 최대풍속 초속 49m로 북상하고 있다. 현재 제주 산간 지역에는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와 최대순간풍속 30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초속 15m 이상의 바람이 불면 제대로 걷기 어렵고, 초속 30m 이상에서는 성인도 바람에 날아갈 우려가 있다. 초속 50~60m 정도면 소형 자동차 크기의 바위가 날아가고, 달리는 자동차를 뒤집을 정도의 위력이다.

이에 기상청은 "6일까지 태풍의 영향으로 전국에 매우 강하고 많은 비와 함께 매우 강한 바람이 예상된다"며 "해안지역에 매우 높은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이 있겠으니 피해 없도록 각별히 유의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