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상륙한 6일 오전 파도가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를 덮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상륙한 6일 오전 파도가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를 덮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시는 어떤 상황에서도 수혜주를 띄운다. 틈새나 반사이익을 누리기 위한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도권을 강타한 집중호우와 북상 중인 제11호 태풍 '힌남노' 등도 예외는 아니다. 투자자들은 이런 재해를 앞둘 때마다 발빠른 수혜주 찾기에 나섰다.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가운데 우리 주식시장에선 재해복구 관련주가 날았다. 코리아에스이는 지난 5일 전 거래일 대비 1375원 오른 599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가격제한폭(29.79%)까지 오른 수준이다. 코리아에스이는 자연재해 복구에 사용되는 영구앵커, 타이 케이블 등을 제조하는 업체다. 다른 재해복구 관련주인 우원개발도 9.85% 올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는 6일 오전 4시50분 경남 거제시 부근에 상륙했다. 2~3시간가량 이후 이곳을 지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비대면 교육 관련주도 전날 장중 줄줄이 올랐다. 유례없는 초대형 피해가 전망되면서 초·중·고등학교 등이 휴업결정을 내리거나 원격수업·단축수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종목은 오후 들어 일제히 약세 마감했다.

메가엠디는 전날 장 초반 14% 넘게 뛰었다가 갈수록 상승폭을 줄이면서 이내 0.29% 하락 마감했다. YBM넷아이비김영, NE능률 등도 큰 폭 올랐다가 소폭 약세를 기록했다. 아이스크림에듀는 0.63% 상승 마감했다.

한편 앞서 지난 8월 초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 호우가 내린 때도 수혜주가 탄생했다. 중고차 관련주와 폐기물 처리 관련주다. 지난 8월 8일부터 12일까지 닷새간 산업폐기물 전문업체인 인선이엔티는 코스닥시장에서 6.47% 올랐다. 같은 기간 폐기물 처리업체인 코엔텍은 4.27% 올랐고 철도·도로 지하 횡단구조물 시공 업체인 특수건설은 14.3% 뛰었다.

중고차 플랫폼 업체들도 강세를 띠었다. 침수 피해 차량이 많아질수록 차량 대여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침수차 보상제를 운영한 케이카는 호우가 집중됐던 지난 9일 하루 6.34% 상승했다. 침수차 보상제는 구매 후 90일 이내 침수 이력이 있는 차로 확인될 경우 차량 가격과 이전 비용을 전액 환불하고 추가보상금 100만원을 지급한다는 게 골자다. 시장은 회사가 운영 중인 보상제를 악재로 인식하기보다는 차량 대여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SK렌터카롯데렌탈도 각각 3.88%, 2.65% 올랐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도주가 없는 시장에서 개인들이 투자기회를 모색하다보니 이런 재해관련주에 투자하는 모습"이라며 "태풍 등과 관련한 종목은 막상 상황이 닥치면 모멘텀을 곧바로 잃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험하다. 집중 투자하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