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화물 전기차는 기동성이 우수하고 유지·관리비가 적게 들어 소상공인들의 영업용 차량으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수요 대비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출고 대기 시간이 최대 2년에 이른다. 토종 전기차 전문 중소기업 대창모터스는 자체 생산 배터리를 장착한 소형 화물 전기차를 앞세워 소상공인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소상공인 필수품 소형 전기트럭…다마스 빈자리 노리는 대창모터스
오충기 대창모터스 사장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소형 전기 트럭인 ‘다니고 C’와 소형 전기 탑차인 ‘다니고 T’의 출고를 최근 시작했다”며 “아산건설 등 국내 기업을 비롯해 이탈리아, 호주, 러시아 등 해외에서도 주문이 밀려들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다니고 C와 다니고 T는 2도어 타입의 2인용 소형 화물 전기차다. 대창모터스가 LG에너지솔루션의 국산 배터리셀을 적용해 자체 개발한 57㎾h의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팩이 장착됐다. 최고 시속은 100㎞로 1회 충전 시 급속은 1시간, 완속은 약 6시간이 걸린다. 1회 충전 시 도심 주행거리는 236㎞ 정도다. 220V 콘센트로도 충전할 수 있어 편리하다.

적재 무게는 각각 800㎏과 700㎏이며 2세대 EV 플랫폼을 적용해 화물 적재 공간을 넉넉히 확보했다. 골목길 등 좁은 길 운행도 편리하다. 두 차량 모두 스티어링(핸들)이 앞바퀴 뒤에 있는 후방 조정 장치 타입으로, 대부분 소형 화물차의 핸들이 앞바퀴 앞쪽인 것에 비해 안전성이 뛰어나다. 또 차체 자세 제어장치(ESC), 브레이크 잠김 방지 시스템(ABS),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HAC)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갖췄다.

소형 화물 전기차 등 국내 초소형 전기차 시장은 연간 4000여 대 규모로 아직 초기 단계라는 평가다. 시장 규모가 작고 일반 차량보다 수익성이 낮아 대형 완성차 업체보다 중소·중견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대창모터스 외에도 자가용과 카셰어링 등에 활용되는 2인승 초소형 전기차를 주력 생산하는 쎄보모빌리티, 전기화물차 전문제조기업 디피코 등이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 한국지엠의 다마스와 라보 등 소상공인들이 애용해온 소형 상용차가 단종되면서 그 빈 자리를 초소형 전기차가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니고 C는 지난 2일 조달청 나라장터에도 등록됐다.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활용하면 구입 비용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예컨대 서울시에서 다니고 C를 구매할 경우 출고 가격 3980만원에서 국가 보조금(1400만원)과 서울시 지방자치단체 보조금(600만원) 혜택을 받아 1980만원에 신차를 구입할 수 있다.

대창모터스는 급증하는 수요에 발맞춰 차량 계약 후 수일 내로 출고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전기차용 배터리 팩과 전기차를 직접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중소기업이라는 점이 한몫했다.

대창모터스는 2004년 한국야쿠르트에 야쿠르트 전동카트를 공급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우체국에 공급한 초소형 화물 전기차 ‘다니고3’, 지난해 선보인 2인용 소형 화물 전기차 ‘다니고밴’ 등 국내 중소기업 최초로 전기차를 자체 생산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달 다니고 C 기반의 냉동탑차, 윙바디 및 리프트 카를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서울 용산에 업계 최초로 마련한 소형 화물 전기차 전용 전시관에서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안정적인 생산 기반 확보를 위한 설비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전북 군산 새만금에 190억원을 투자해 건물면적 1만6000㎡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착공했다. 이곳에 전기차를 연간 1만 대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 공장을 구축할 방침이다. 지난 3월에는 경주시·경상북도와 2026년까지 경주시 안강읍에 5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및 배터리팩 공장을 짓는 투자협약을 맺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