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브리핑에 참모진도 비상대기…"긴장 늦추지 않겠다"
민방위복 입고 24시간 용산 대기…尹, 힌남노 대응 총력(종합)
윤석열 대통령은 5일 태풍 '힌남노' 대비태세를 실시간으로 챙기며 용산 대통령실에서 철야 비상대기할 예정이다.

김은혜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오늘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초강력 태풍 '힌남노' 상황을 집중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힌남노가 내일 새벽에 한반도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윤 대통령은 오늘과 내일 대통령실에 머물면서 종합 상황을 보고받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필요시 대통령실 지하벙커인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직접 방문해 지자체장이나 정부 부처의 대비 태세를 시시각각으로 지켜볼 계획이다.

역대급 강풍과 폭우로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재난 대응 컨트롤타워로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 집중호우 당시 서초동 자택에 머물며 이뤄졌던 원격지휘가 정치적 공방으로 번졌던 만큼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민방위복 입고 24시간 용산 대기…尹, 힌남노 대응 총력(종합)
이날 출근길에 청록색 민방위복을 입고 등장한 윤 대통령은 정부는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며 "상황이 상황인 만큼 힌남노 관련 질문만 좀 받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호원과 대변인, 대통령 비서실 직원들도 모두 민방위복 차림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나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 회동에서도 힌남노 대응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대통령의 집무실 비상대기는 이례적인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용산시대' 이전까지 청와대 집무실과 관저는 지근거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수면 관련 준비가 됐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바지가 달라졌던데, 간단히 준비하고 온 것 같다"고 답했다.

'야전침대나 간이침대에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그거까진 제가 알아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집중호우를 반면교사 삼았느냐'는 질문에는 "긴급한 위험이 처했을 때 국민 곁에 서 있어야 하는 공직자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며 "지금은 길게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없을 정도로 태풍이 근접해있다"고 답했다.

대통령 비서실 직원들도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며 대비태세를 유지한다.

관계 부처, 지방자치단체와 상황을 공유하며 필요한 지원을 챙기고 있다.

강인선 대변인도 이날 심야까지 취재진을 상대로 태풍 관련 브리핑을 열 예정이다.

지난 5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용산 청사에서 심야 브리핑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 저녁 이후에 상황이 발생하면 서면 브리핑이 이뤄졌다.

민방위복 입고 24시간 용산 대기…尹, 힌남노 대응 총력(종합)
한편, 윤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 입주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태풍이나 관저 시스템 점검 등을 이유로 9월 중순 안팎까지 입주가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관저 입주 시기를 묻는 질문에 "저희에겐 관저보다 (태풍) 관측이 중요한 날"이라며 "저희의 총관심사는 힌남노 경로 피해 최소화에 쏠려있다"고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입주 시기를 묻자 "관저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