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에 '제2 철의 여인' 트러스 유력…당선 땐 감세로 성장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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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 새 대표 선출…역대 3번째 여성총리 확실시
수낙 前장관에 경선서 밀리다가
全당원 결선 투표서 판세 역전
승리 땐 첫 40대 여성총리 탄생
소득 재분배보다 경기부양 초점
"고소득자에 稅혜택 주는건 공정"
외교 강경노선…中·러 견제 강화
40년 만에 '최악 인플레'로 몸살
누가 되든 물가 잡는게 우선과제
수낙 前장관에 경선서 밀리다가
全당원 결선 투표서 판세 역전
승리 땐 첫 40대 여성총리 탄생
소득 재분배보다 경기부양 초점
"고소득자에 稅혜택 주는건 공정"
외교 강경노선…中·러 견제 강화
40년 만에 '최악 인플레'로 몸살
누가 되든 물가 잡는게 우선과제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한 영국을 이끌 새 총리가 5일(현지시간) 결정된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과 리시 수낙 전 영국 재무장관 중 영국의 제78대 총리가 탄생한다. 신임 총리는 두 자릿수 물가상승률과 에너지 공급난을 잡아야 하는 과제를 맡게 된다.
총리 자리에 가장 가까운 건 트러스 장관이다. 지난달 초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에 따르면 트러스 장관에 대한 보수당원 지지율은 60%로, 수낙 전 장관(26%)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번 투표 대상도 보수당원으로 한정된 만큼 이변이 없는 한 트러스 장관의 승리가 유력하다.
트러스 장관이 총리가 되면 영국에서 마거릿 대처(1979~1990년 재임), 테리사 메이(2016~2019년)에 이어 세 번째 여성 총리가 나온다. 40대 여성 총리는 사상 처음이다. 만약 수낙 전 장관이 승부를 뒤집으면 사상 처음 인도계 총리가 탄생한다.
신임 총리는 경기침체 탈출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은 경기침체가 올 4분기부터 2024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위상도 예전 같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의 지난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8160억달러(약 1119조원)로 집계됐다. 한때 식민 지배했던 인도(8547억달러)에 세계 5위 경제 대국 지위를 내줬다.
영국의 지난 7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0.1%로 1982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차단으로 불거진 에너지 공급난도 문제다.
트러스 장관은 지난 4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보험료 인상 반대 이유를 말할 때 “소득이 많다고 보험료를 더 내는 것은 부당하다”며 “모든 경제 정책을 ‘재분배의 렌즈’로 보는 건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년간 영국의 저성장이 분배에 초점을 둔 탓이라는 얘기다.
외교정책에서는 강경 노선을 내세우며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러시아, 중국뿐 아니라 오랜 동맹인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예외는 없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트러스 장관은 지난해 9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났을 때 “영·미 관계가 특별하다는 윈스턴 처칠의 표현은 이제 옛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러스 장관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도 적극 옹호하며 유럽연합(EU)과 거리를 두고 있다. 브렉시트 당시 EU와 맺었던 협약인 북아일랜드 의정서의 수정을 강행하면서 EU와 대립각을 세웠다. EU는 차기 영국 총리를 다음달 6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릴 유럽 정상회의에 초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트러스 장관은 올초 당내 경선에서 “영국의 초점은 프랑스 대통령이 주장하는 기구(유럽정치공동체)가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G7에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보수당, 새 총리 선출
영국 보수당은 이날 오후 새 대표 선출을 위한 투표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 2개월간 경쟁을 거쳐 트러스 장관과 수낙 전 장관 2인이 최종 후보로 남았다. 영국 보수당원 약 16만 명은 지난달 1일부터 3일까지 한 달여간 우편, 인터넷 등으로 신임 당 대표를 투표했다. 보수당 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개표 결과를 확인했다. 영국은 의원내각제여서 제1당의 대표가 총리직을 맡는다.총리 자리에 가장 가까운 건 트러스 장관이다. 지난달 초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에 따르면 트러스 장관에 대한 보수당원 지지율은 60%로, 수낙 전 장관(26%)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번 투표 대상도 보수당원으로 한정된 만큼 이변이 없는 한 트러스 장관의 승리가 유력하다.
트러스 장관이 총리가 되면 영국에서 마거릿 대처(1979~1990년 재임), 테리사 메이(2016~2019년)에 이어 세 번째 여성 총리가 나온다. 40대 여성 총리는 사상 처음이다. 만약 수낙 전 장관이 승부를 뒤집으면 사상 처음 인도계 총리가 탄생한다.
신임 총리는 경기침체 탈출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은 경기침체가 올 4분기부터 2024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위상도 예전 같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의 지난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8160억달러(약 1119조원)로 집계됐다. 한때 식민 지배했던 인도(8547억달러)에 세계 5위 경제 대국 지위를 내줬다.
영국의 지난 7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0.1%로 1982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차단으로 불거진 에너지 공급난도 문제다.
트러스, 감세·성장 강조
트러스 장관은 적극적인 감세와 성장 위주 정책으로 보수색이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보험료·법인세 인상 반대, 환경부담금 과세 중단 등이 그가 내건 감세안의 골자다. 소득 재분배보다는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지도 분명하다.트러스 장관은 지난 4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보험료 인상 반대 이유를 말할 때 “소득이 많다고 보험료를 더 내는 것은 부당하다”며 “모든 경제 정책을 ‘재분배의 렌즈’로 보는 건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년간 영국의 저성장이 분배에 초점을 둔 탓이라는 얘기다.
외교정책에서는 강경 노선을 내세우며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러시아, 중국뿐 아니라 오랜 동맹인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예외는 없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트러스 장관은 지난해 9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났을 때 “영·미 관계가 특별하다는 윈스턴 처칠의 표현은 이제 옛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러스 장관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도 적극 옹호하며 유럽연합(EU)과 거리를 두고 있다. 브렉시트 당시 EU와 맺었던 협약인 북아일랜드 의정서의 수정을 강행하면서 EU와 대립각을 세웠다. EU는 차기 영국 총리를 다음달 6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릴 유럽 정상회의에 초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트러스 장관은 올초 당내 경선에서 “영국의 초점은 프랑스 대통령이 주장하는 기구(유럽정치공동체)가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G7에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