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김병언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김병언 기자
여야가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검찰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소환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 후보자는 “충분하게 진술하실 기회를 드린 것”이라며 이 대표의 출석을 요청했다.

이 후보자는 5일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해 ‘백현동 특혜 제공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의 6일 출석을 요구한 것은 “일반적인 수사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전당대회 직후 이 대표를 소환한 것이 정치적인 흠집 내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절차적 협의 없이 야당 대표를 소환하는 것은 통상적인 절차에 어긋나는 선택으로, 정치적 망신 주기에 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검찰의 출석 요구가 오히려 이 대표를 배려한 측면이 강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공직선거법 위반은 선거일(지난 3월 9일) 후 6개월이라는 짧은 공소시효가 적용되는데, 경찰로부터 사건이 송치된 것이 지난달 26일”이라며 “오히려 전당대회 기간에 이 대표의 출석을 요구하는 쪽이 더 부적절하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출석하지 않더라도 증거와 법리에 따라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지 않은가’라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이 사건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사건에서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민주당에서 이 대표의 의혹과 함께 ‘쌍특검’을 요구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020년 10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관련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와 감독을 배제하도록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휘권을 발동해야 한다.

이 후보자는 “(추 전 장관의 조치에 따라) 총장 직무대행으로 있는 동안에도 모든 보고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시 수사를 지휘할 수 있도록 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억울함을 표현하며 ‘검찰 식구 감싸기’와 선을 그었다. 그는 “저는 ‘제 식구 감싸기’라는 말이 가장 싫다”며 “검찰총장이 되도록 허락해준다면 ‘감찰총장’이라는 말이 듣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자가 윤 대통령을 사석에서 ‘형님’으로 칭한다는 김남국 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선 “대통령에게 한 번도 사석에서 형님이라고 불러본 적 없으며 정식 호칭만 썼다”며 “저에게도 누군가 형님이라고 부르면 절대로 못 하게 한다”고 반박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