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8시 최근접 예상…시, 비상 3단계 근무 돌입
각급 학교 6일 휴업…기업들, 시설 점검하고 근무 시간도 조정
[태풍 힌남노] '태풍 걱정, 기우로 끝나길' 산업도시 울산 긴장 고조(종합)
울산에서는 제11호 태풍 '힌남노' 북상에 따른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관계 기관과 기업, 시민들은 저마다 만반의 준비를 하면서도 '지금 이 걱정이 제발 기우로 끝나면 좋겠다'는 희망을 내비치고 있다.

울산에서는 이날 오후 3시를 전후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특히 이따금 부는 제법 강한 바람으로 태풍의 접근을 느낄 수 있다.

울산과 울산 앞바다에는 오후 5시를 기해 태풍주의보가 발효됐다.

힌남노는 오후 3시 기준 제주 서귀포시 남남서쪽 약 270㎞ 해상에서 시속 33㎞로 북동진하고 있다.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35hPa과 49㎧로 강도는 '매우 강'이다.

힌남노가 울산과 가장 가까워지는 시각은 6일 오전 8시로 예상된다.

이때 태풍 중심과 울산과의 거리는 30㎞이며, 강도는 '강'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는 야간에도 각 부서 기능별로 담당자가 근무하는 '비상 3단계' 근무에 돌입했다.

주간 기준 비상근무 인원은 시 1천65명, 5개 구·군 628명 등 총 1천693명이다.

시는 앞서 인명피해 우려 지역과 해안가 등 3천330건에 대한 점검을 벌이고, 배수펌프장 26곳의 펌프와 수·배전 시설을 확인했다.

강풍과 높은 파도에 대비해 어선 790척을 육상으로 인양하도록 했고, 양식장 27곳에 대한 결박도 단단히 했다.

농촌에서는 농경지 배수, 전작물 지주 설치, 과수(1천3㏊) 조기 수확, 비닐하우스 238㏊ 고정 등과 같은 조치를 독려했다.

공사장 25곳에 설치된 타워크레인 68대 안전도 사전에 점검했다.

강변 주차장 12곳, 산책로 등 32곳 출입도 통제하고 있다.

[태풍 힌남노] '태풍 걱정, 기우로 끝나길' 산업도시 울산 긴장 고조(종합)
울산시교육청은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는 6일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 등 울산지역 모든 학교가 전면 휴업하도록 했다.

다만 고등학교는 학교장이 휴업과 원격수업을 선택해 운영한다.

시교육청은 특히 교육시설 안전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각 학교나 기관에서는 재해에 취약한 급경사지나 산사태 취약지역에 방수포를 설치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했다.

신·증축 학교시설공사 현장은 임시 시설물을 고정하거나 철거했으며, 옥상에 구조물이 있거나 태양광 시설물을 설치한 학교는 시설물 고정 등 상황을 재점검했다.

특히 이전에 태풍으로 피해를 본 적이 있는 학교나 침수 피해 우려가 있는 학교는 점검을 더 강화하도록 했다.

주요 산업시설 태풍 대비도 분주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수출 선적 부두와 저지대에 있는 생산차 등 5천여 대를 안전지대로 이동시켰다.

또 배수 취약 지역을 확인하고, 각 공장 정전에 대비해 각종 전기설비 점검을 벌였다.

현대중공업은 '전사 태풍 비상대책위원회' 운영에 들어갔다.

건조 마무리 단계이거나 시운전 중인 선박 9척을 서해로 피항시켰으며, 안벽에서 건조 중인 선박들은 강풍에 대비해 계류 로프를 보강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등 석유화학업체는 지난 1일부터 원유선과 제품 운반선 등 입항을 금지했다.

해외에서 선박이 울산으로 오는 중에 태풍과 맞닥뜨리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밖에 하루 24시간 공정이 계속되는 장치산업 특성에 따라 단시간 정전에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는 석유화학업종 각 사업장은 정전 방지를 위한 만반의 준비도 하고 있다.

[태풍 힌남노] '태풍 걱정, 기우로 끝나길' 산업도시 울산 긴장 고조(종합)
일부 기업은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는 6일에는 근무 시간을 조정하거나 휴무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2만4천여 명 원하청 근로자 출근 시각을 기존 오전 8시에서 오후 1시로 늦추기로 했다.

조선업 중견기업인 세진중공업은 아예 6일 하루 휴무하기로 했다.

이들 조선업체는 주요 작업 자체가 바다와 맞닿은 독(dock·선박 제조를 위한 부두)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태풍 시 안전사고 위험이 큰 곳이다.

석유화학업체도 근무 시간과 방식을 조정했다.

에쓰오일은 주간 근무자 출근 시각을 기존 오전 8시 30분에서 오전 10시 30분으로 2시간 연기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는 공정 가동을 위한 필수 인력은 정상 출근하되, 지원 업무를 맡는 사무직 등은 오전에 재택근무한다.

한 기업 관계자는 "태풍이 울산으로 들어오는 시간이 하필 출근 시간대와 겹쳐 피해가 걱정된다"라면서 "별일 없이 태풍이 지나가서 지금의 이 걱정이 기우로 끝나기 만을 바라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