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에 '제2 철의 여인' 트러스…"감세·성장 위해 과감한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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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보수당 새 대표 선출…역대 3번째 여성총리
사상 첫 40대 여성총리 탄생
소득 재분배보다 경기부양 초점
"고소득자에 稅혜택 주는건 공정"
외교 강경노선…中·러 견제 강화
40년 만에 '최악 인플레'로 몸살
물가·에너지 공급난 잡는 게 과제
사상 첫 40대 여성총리 탄생
소득 재분배보다 경기부양 초점
"고소득자에 稅혜택 주는건 공정"
외교 강경노선…中·러 견제 강화
40년 만에 '최악 인플레'로 몸살
물가·에너지 공급난 잡는 게 과제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이 영국의 제78대 총리로 선출됐다. 역대 세 번째 여성 총리이자 40대 여성으로는 최초다. 적극적인 감세와 성장 정책을 앞세워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 위기에 직면한 영국 경제를 구원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영국 여성 총리는 마거릿 대처(재임기간 1979~1990년), 테리사 메이(2016~2019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트러스 장관은 경선 승리 연설에서 “자유에 대한 믿음, 스스로의 삶에 대한 통제력, 낮은 세금, 개인의 책임 등에 대한 우리의 믿음에 영국인들이 공감할 것”이라며 “감세와 경제 성장을 위한 과감한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최종 투표를 제외한 모든 중간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건 수낵 전 장관이었다. 수낵 전 장관이 스탠퍼드대를 나와 월스트리트에서 일한 엘리트 이미지가 강했다면 트러스 장관은 변신에 능하지만 수수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트러스 장관은 옥스퍼드대 재학 중 반핵 운동에 참여하며 좌파 성향을 드러냈지만 1996년 보수당에 입당한 뒤엔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대처 전 총리를 ‘롤모델’로 내세우며 보수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3명의 총리 밑에서 6개의 장관직을 맡았다.
지난 7월 존슨 총리가 실각 위기에 처하자 수낵 전 장관이 재빨리 장관직에서 사퇴한 반면 트러스 장관은 자리를 지키며 보수당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결국 보수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중간 투표에서는 수낵 전 장관에게 패배했지만 보수당원을 대상으로 한 최종 투표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트러스 장관의 해결책은 명확하다. 증세 대신 감세를, 재분배 대신 성장을 우선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총리 취임 후 최대 300억파운드(약 47조원) 규모 감세에 나서기로 했다. 국민보험료·법인세 인상에도 반대하고 있다. 지난 4일 국민보험료 인상 반대 이유를 설명하며 “고소득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건 공정하다”며 “모든 경제 정책을 ‘재분배의 렌즈’로 보는 건 잘못”이라고 했다. 지난 20년간 영국의 저성장이 분배에 초점을 둔 탓이란 지적이다. 총리 취임 후 1주일 내에 에너지 비용 절감 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외교 정책에서도 강경 노선이 뚜렷하다. 러시아, 중국뿐 아니라 오랜 우방인 미국에도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유럽연합(EU)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 브렉시트 당시 EU와 맺었던 협약인 북아일랜드 의정서의 수정을 강행하면서 EU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트러스, 보수당원 투표서 과반 득표
영국의 집권 보수당은 “보수당원 17만 명을 대상으로 한 신임 당 대표 선거 결과 트러스 장관이 당 대표로 선출됐다”고 5일 발표했다. 유효표 14만여 표 중 트러스 장관은 8만1326표를 얻어 경쟁자였던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6만399표)을 2만여 표 차로 따돌렸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선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겸한다. 6일 보리스 존슨 총리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사임 의사를 밝히면 여왕이 트러스 장관을 새 총리로 임명하게 된다.영국 여성 총리는 마거릿 대처(재임기간 1979~1990년), 테리사 메이(2016~2019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트러스 장관은 경선 승리 연설에서 “자유에 대한 믿음, 스스로의 삶에 대한 통제력, 낮은 세금, 개인의 책임 등에 대한 우리의 믿음에 영국인들이 공감할 것”이라며 “감세와 경제 성장을 위한 과감한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최종 투표를 제외한 모든 중간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건 수낵 전 장관이었다. 수낵 전 장관이 스탠퍼드대를 나와 월스트리트에서 일한 엘리트 이미지가 강했다면 트러스 장관은 변신에 능하지만 수수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트러스 장관은 옥스퍼드대 재학 중 반핵 운동에 참여하며 좌파 성향을 드러냈지만 1996년 보수당에 입당한 뒤엔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대처 전 총리를 ‘롤모델’로 내세우며 보수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3명의 총리 밑에서 6개의 장관직을 맡았다.
지난 7월 존슨 총리가 실각 위기에 처하자 수낵 전 장관이 재빨리 장관직에서 사퇴한 반면 트러스 장관은 자리를 지키며 보수당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결국 보수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중간 투표에서는 수낵 전 장관에게 패배했지만 보수당원을 대상으로 한 최종 투표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감세·성장 기조 뚜렷
트러스 장관은 총리직을 맡는 대로 경기 침체 탈출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영국 중앙은행은 경기 침체가 올 4분기부터 2024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위상도 예전 같지 않다. 영국의 올 7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0.1%로 1982년 2월 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차단으로 불거진 에너지 공급난도 문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규모도 지난 1분기 인도에 5위 자리를 내줬다.트러스 장관의 해결책은 명확하다. 증세 대신 감세를, 재분배 대신 성장을 우선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총리 취임 후 최대 300억파운드(약 47조원) 규모 감세에 나서기로 했다. 국민보험료·법인세 인상에도 반대하고 있다. 지난 4일 국민보험료 인상 반대 이유를 설명하며 “고소득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건 공정하다”며 “모든 경제 정책을 ‘재분배의 렌즈’로 보는 건 잘못”이라고 했다. 지난 20년간 영국의 저성장이 분배에 초점을 둔 탓이란 지적이다. 총리 취임 후 1주일 내에 에너지 비용 절감 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외교 정책에서도 강경 노선이 뚜렷하다. 러시아, 중국뿐 아니라 오랜 우방인 미국에도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유럽연합(EU)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 브렉시트 당시 EU와 맺었던 협약인 북아일랜드 의정서의 수정을 강행하면서 EU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