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정보 유출' 논란 등 조목조목 반박
"제 식구 감싸기란 말 제일 싫어해…'검찰주의자' 아니다"
이원석 "尹, '형님'이라 부른 적 없어…라인 생각 안 해"
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총장 후보인 이원석 후보자는 5일 윤 대통령과 사적인 친분이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윤석열 라인' 비판을 정면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후보자가 윤 총장(대통령)을 사석에서 '형님'이라 부른다는 여러 제보가 있다"고 하자 "대통령과의 사적 관계는 전혀 없다"며 "대통령을 사석에서 한 번도 '형님'이라고 불러본 적 없고 정식 호칭만 썼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을 떠난 이후에는 공식 석상 외에 만난 적이 없고, 과거 윤 대통령의 결혼식도 지방 근무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다는 게 이 후보자의 설명이다.

그는 "25년간 검사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라인이나 측근 같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고, 그랬던 적도 없다.

다른 검사들과 모임을 만든 적도 없다"면서 "소명을 맡겨주신다면 검찰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있어서 어떠한 의심도 들지 않도록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의 신뢰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원석 "尹, '형님'이라 부른 적 없어…라인 생각 안 해"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가 2016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정운호 게이트' 수사를 담당할 당시 김현보 당시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에게 영장 청구 예정 사실과 법관 비위 관련 정보 등을 여러 차례 전달한 문제도 거론됐다.

이 후보자는 "수사 중이던 법관이 당시에도 재판을 계속하고 있었기에 직무 배제나 징계, 인사조치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윤리감사관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법연수원 동기인 김 감사관과의 사적인 인연에 따라 통보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동기는 맞으나 사적인 친분이 없고 직무상 해당 내용만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이 사건으로 사법연수원 동기생인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도 구속기소 했다"며 "법조비리 사건과 관련해 총 11명을 구속기소 하는 등 최선을 다해 수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쌍방울 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 자료를 유출한 수사관과의 차이를 묻는 말에는 "공무상 비밀 누설은 국가 기능을 저해하거나 마비시킬 때 성립한다"며 "그 사건에서는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하게 만들고, 수사에 장애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이원석 "尹, '형님'이라 부른 적 없어…라인 생각 안 해"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가 2016년 이른바 '스폰서 검사' 관련으로 수사를 받던 박모 변호사와 수차례 통화한 것을 두고 '제 식구 감싸기' 의혹도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박 변호사가 검사로 재직할 동안 구속기소 한 법조 브로커에 대해 문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저는 '제 식구 감싸기'란 말이 제일 싫다"며 "검찰총장이 되도록 허락해 준다면 그 직분을 할 동안 '감찰총장'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자신은 '검찰주의자'가 아니라며 "검찰을 하나의 덩어리로 묶여 오로지 하나의 목표로 돌진하는 기관으로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한다"라고도 말했다.

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이른바 '남산 3억원 사건' 주임 검사였던 이 후보자가 해당 사건의 검찰권 남용 의혹을 조사하던 대검 진상조사단 소속 후배 검사에게 전화해 조사를 문제 삼았다는 내용의 보도를 언급하며 추궁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보도가 됐다고 해서 사실은 아니다"라며 진상조사 관련 보도자료나 이 후보자 자신의 진술 조서를 볼 수 있냐는 취지로 연락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사건이 왜 선정됐는지 모르겠다, 특정 정치인이 이 사건을 밀어 넣었다'는 말도 들었다"며 "10년 전 수사한 사건이지만 최선을 다했고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했다.
이원석 "尹, '형님'이라 부른 적 없어…라인 생각 안 해"
이 후보자는 "검찰총장에게 정무적 감각이 필요하냐"라는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질의엔 "검찰이 공정할 뿐 아니라 공정하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과정에 정무적 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건 처리에 있어서는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보겠다"라거나 "정치적 파장을 고려할 수 없다"는 원칙적인 답변을 내놨다.

"정치할 생각이 있냐"는 조 의원 말엔 "그쪽에 소질은 없다"며 "없는 소질이 이 나이 들어서 생길 것 같지도 않다"고 일축했다.

이 후보자는 "살아있는 권력도 당당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각오가 있는가"라는 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질문에는 "국정농단 사건 당시에도 마찬가지로 현직 대통령을 수사했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정성의 이름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맞설 수 있는가"라는 질의엔 "법무부와 대검은 서 있는 자리가 다르고, 서 있는 자리가 다르면 시선이 다르다.

시선이 다르면 보는 것이 다르고, 생각과 판단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