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가격이 반등했다. 중국과 유럽의 에너지 부족으로 알루미늄 생산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 하지만 가격 상승 추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최대 수요국인 중국이 도시 봉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알루미늄 선물 10월물은 전 장보다 2.1% 오른 톤(t)당 1만8355위안(약 2646달러)으로 마감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선물 12월물은 전 장보다 0.5% 오른 t당 2307.5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1년 동안 알루미늄 선물 가격 동향>
자료: 런던금속거래소(LME)
<최근 1년 동안 알루미늄 선물 가격 동향> 자료: 런던금속거래소(LME)
알루미늄 선물 가격이 오른 이유는 유럽과 중국의 에너지 대란에 따른 공급 우려 때문이다. 알루미늄 제조는 에너지 집약 산업이다. 로이터통신은 한 중국 트레이더의 의견을 인용해 “중국 윈난성에서 수력 발전량이 부족해 알루미늄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추측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윈난성은 중국의 전체 알루미늄(전해 기준) 생산량의 약 9%를 점유하는 곳이다. 올 여름 강수량이 적어 수력 발전에 필요한 저수량이 줄어든 상황이다.

유럽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회사 가스프롬이 자국과 유럽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 중단을 지난 2일 선언해서다. 가스프롬이 공급 재개 시기를 특정하지 않아 무기한 중단 우려도 일고 있다. 네덜란드의 알루미늄 제조사 알델은 알루미늄 생산량을 줄인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가스프롬이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이후 유럽의 에너지 가격은 폭등했다. 5일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인 네덜란드 TTF 가스선물 10월물 가격은 장중 1메가와트시(MWh)당 전 거래일보다 33% 뛴 284유로까지 급등했다. 네덜란드 TTF 가스선물 가격은 지난달 26일 MWh당 346.5유로까지 폭등한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가 또다시 급격한 상승세를 타게 됐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1년 전만 해도 MWh당 30유로 수준이었다.

5일 알루미늄을 비롯해 구리, 주석, 니켈 등 비철금속 대부분이 전 장보다 상승 마감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금속 수요국인 중국이 청두 등 수십개 도시를 봉쇄하면서 향후 비철금속 시세 및 수요를 장담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기준 중국은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33개 도시를 전면 또는 부분 봉쇄했다. 인구가 2100만명인 쓰촨성 성도 청두시는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모든 주민의 외출을 금지하고 있다. 청두시는 처음에는 이 조치는 4일까지 시행하기로 했다가 7일까지로 연장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는 지난 주말에 실시한 도심 6개구 봉쇄 조치를 일부 완화하면서도 중·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될 경우 봉쇄를 유지하기로 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접촉자, 2차 접촉자를 격리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은 중추절(10∼12일)과 국경절(10월 1∼7일) 연휴,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개막(10월 16일) 등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주력 중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