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을 목표로 했던 알보텍의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출시 계획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아이슬란드 제약사 알보텍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AVT02’ 신약허가신청서(BLA)에 대해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10년 가까이 ‘세계 판매 1위’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는 휴미라는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지난해 기준 세계에서 207억달러(약 28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80%에 달하는 173억달러(약 23조원)를 미국에서 거둬들였다. 이런 가운데 내년 미국 특허가 풀리면서 휴밀라 시밀러 출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알보텍은 앞서 AVT02를 캐나다와 유럽 일부에 먼저 출시했다. 주력 시장인 미국 진출은 내년 7월1일로 일정을 맞춰놓고 FDA의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애브비와의 특허 합의도 마쳤다. 애브비가 지난해 말 알보텍을 상대로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휴미라 관련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양사가 합의하며 AVT02의 미국 출시도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번에 FDA는 CRL을 통해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 있는 알보텍의 제조시설에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BLA 승인을 위해서는 이 결함을 해결해야 한다고도 명시했다.

알보텍 측은 조기에 문제를 해결해 당초 AVT02가 받은 바이오시밀러 허가신청자비용부담법(BsUFA) 일정대로 올 12월 내에 승인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마크 르빅 알보텍 최고경영자(CEO)는 “연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목표”라며 “계획에 따라 내년 7월1일 미국 출시 예정일까지 출시 준비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VT02가 최종적으로 FDA의 승인을 받게 된다해도 최소 10곳의 경쟁사들과 승부를 해야 한다. 암젠은 가장 빠른 내년 1월 ‘암제비타’를 출시한다. 국내에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내년 7월을 목표로 각각 ‘하드리마’와 ’유플라이마‘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드리마는 FDA의 승인을 받았고 유플라이마는 현재 심사 중이다.

이처럼 이미 선두주자들이 포진해있지만 알보텍은 AVT02가 다른 바이오시밀러 대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농도 제형이라는 점 때문이다.

르빅 CEO는 지난 7월 열린 회사 기자간담회에서 “휴미라는 저농도 제품군만 있었으나 애브비가 고농도의 휴미라 개발에 성공한 후 적은 투약 빈도로 사용 가능한 고농도로의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며 “경쟁 제품 대부분은 저농도인데 반해 AVT02는 고농도로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지난달 FDA로부터 하드리마의 고농도 제형을 허가받았다.

르빅 CEO는 또 AVT02가 고농도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중 유일하게 오리지널 의약품과 상호교환성을 인정받아 호환이 가능하다고도 강조했다. 상호교환성을 인정받으면 의사의 개입 없이 약국에서 대체 처방 등이 가능해진다. 휴미라를 투약하던 환자들은 치료 도중 해당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셀트리온이 유럽에 유플라이마와 휴미라의 상호교환성을 확인하는 임상 3상 계획서를 제출하며 상호교환성 임상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임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관련해 미국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알보텍은 2013년 설립된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이다. 지난 6월 16일 미국 나스닥에 이어 같은 달 23일에는 아이슬란드의 퍼스트노스그로스마켓에 상장했다. AVT02를 포함해 얀센의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AVT04’ 등 총 8개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