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고기는 제주에 방문해 한번 체험해보는 낯선 음식으로 여겨졌다. 고기의 맛만 따지면 소고기와 비견될 정도지만, 고기 수율이 낮은 특성상 대중화되지 않았다. '유목 문화'인 나라에선 말 식용 문화가 있지만, 전통적으로 농경사회였던 한국에선 발달하지 못했고, 육종 계량도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도축산진흥센터가 '말고기'의 산업화를 위한 시장 개척에 나섰다. 센터는 작년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경주 미활용 말과 비육 품종 말의 고기를 시험 연구했다. 단잭질 함유량이 높은 말고기가 최근 건강 기능식품 트렌드에 따라 각광받자 시장성을 타진해보는 차원이다.

센터는 경주 미활용 말 ‘더러브렛’ 5두와 비육 품종 말 중 대형종에 속하는 ‘벨지언 교잡말(Cross breeding)’ 5두 총 10두를 연구했다. 사료 섭취량, 체중 증가량, 혈액 및 마육 성분 등을 분석했다.

비육 품종 말인 벨지언 교잡말은 시험 시작부터 1개월 만에 체중이 72.8kg 늘었고, 6개월 후 시험 종료 시 192.4kg까지 큰 폭 성장했다.

경주 미활용 말은 6개월 간 52.4kg정도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산 중 올레익산 함량을 분석한 결과, 비육 품종 말은 38.58%, 경주 미활용 말는 35.41%로 조사됐다. 특히 지방산 중 올레익산은 일반적으로 혈액 내 LDL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춰 동맥경화를 막아주며, 포화지방의 섭취를 줄여 만성 심장병을 줄여주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kg 성장에 필요한 사료비를 계산해보니, 경주 미활용 말이 비육 품종 말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시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66개월령의 늙은 말임에도 불구하고 비육 품종 말인 밸지언 교잡말이 경주 미활용 말인 더러브렛 품종보다 경제적 이득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품종별 비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장 수요에 걸맞은 말고기 제품을 개발하는 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이강영 축산진흥센터 소장은 “말은 비교적 가축법정전염병으로부터 자유로울 뿐 아니라 말고기는 변화하는 식문화에 발맞춰 안전 축산물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킬 가능성이 있다”라며 “국내 말고기 생산 분야에 있어 경기도가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수원=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