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대비 외화조달창구 선제적 확보·외화운용구조 안정적 관리도 주문
국내은행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 124%…규제비율보다 훨씬 높아 '양호'
금감원, 은행권 외화유동성 점검…"달러 강세 장기화 대비"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이 달러화 강세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금융권의 제언이 나왔다.

금융감독원은 6일 김영주 부원장보 주재로 은행권과 외화유동성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외환시장 상황 및 유동성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국내 은행 자금담당 부행장과 JP모간·도이치·BNP파리바 등 외국계 은행 서울지점 대표들이 화상으로 참석해 현 외환시장 상황에 대한 평가와 전망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최근 원화가치 하락 배경에 대해 "유로화·엔화 등 주요 선진국 통화가치 하락과 같이 달러화 강세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는 의견을 냈다.

단기적으로는 수급 요인과 심리적 요인이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나타난 일방적인 위험회피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이날 참석자들의 대체적인 진단이었다.

또한 참석자들은 현재 환율이 글로벌 긴축 사이클, 무역량 감소 등 한국과 같은 수출중심 국가에 불리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달러화 강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참석자들은 외환파생상품 시장인 외환 스와프시장에서도 달러화 유동성이 양호한 모습을 보이며 과거 위기 때와는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의견을 냈다.

참석자들은 보험사의 외화채권을 활용해 외화유동성 공급을 늘리도록 한 최근 금감원 조치가 스와프시장 유동성 상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고 금감원은 소개했다.

국내은행 외화유동성 자체점검 결과에서는 8월 중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124.2%로 규제비율(80%)을 큰 폭으로 웃돌아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부원장보는 회의에서 "대내외 불안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이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언제든지 위기 상황에서 외화유동성 대응이 가능하도록 외화조달·운용구조를 안정적으로 구축·관리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현재 일부 은행이 추진 중인 보험사와의 외화증권 대차거래와 같이 유사시 외화유동성을 조달할 수 있는 신규 수단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위기 때 신속하게 외화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커미티드라인)를 각 은행의 사정에 맞게 선제적으로 확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