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회의 안하면 안되나? 구글·카카오 리더가 말하는 비법[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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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나는 회의, 더 이상 안하면 안될까. '갑론을박'만 하다가 끝나는 회의의 최종 결론은 어떻게 낼까. 회사를 설득해 우리 팀 예산을 더 끌어올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나는 회사에서 어떤 강점을 내세워 커뮤니케이션 해야할까.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대다수 회사 직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고민일겁니다. 한경 긱스(Geeks)도 예외가 아닙니다. 알토스벤처스가 개최한 한 컨퍼런스에서 구글과 토스, 카카오 등 국내외 주요 빅테크의 인재, 조직관리 전문가들이 모여 협업과 조직문화에 대한 직원들의 고민을 듣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현장을 한경 긱스(Geeks)가 다녀왔습니다. 벤처캐피털(VC) 알토스벤처스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을 위해 커뮤니케이션 멘토들과 뭉쳤다. 지난 2일 서울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스타트업 멘토가 말하는, 일 잘하는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란?'이라는 주제의 인사이트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최근 스타트업 업계의 협업 방식과 건강한 조직문화 조성을 위한 지식을 공유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알토스벤처스의 리처드 송(한국명 송경찬) 파트너, 윤예나 구글코리아 플랫폼&에코시스템 마케팅팀 헤드(상무), 이연주 생활연구소 최고운영책임자(COO), 김성아 토스페이먼츠 프로덕트 오너(PO), 이유진 카카오스타일(지그재그) 채용팀 리더가 연사로 참여했다. 스타트업 업계 및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포트폴리오사 관계자 150여명도 참석했다.
연사들이 겪었던 커뮤니케이션 문제와 해법은 뭘까. 이날 컨퍼런스 패널토크에서 이들의 솔직한 생각들이 공유됐다. 패널토크는 현장에서 관객들의 질문을 받고 연사들이 즉석에서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Q.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각 회사에서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았을까.
김성아 토스페이먼츠 PO 토스가 애플에서 참고해 도입해놓은 게 DRI 제도다. (*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의 약자, 어떤 과제와 관련해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사람을 의미) 모든 개인에 각자의 책임을 부여한다. '개발자의 웰빙을 위해선 이 사람을 찾아야 돼', '매출장부 관련해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이 사람한테 있어' 이런 식으로 한명 한명에게 다 부여한다. 물론 일 못하면 축소될 수도 있고 반대로 확대될 수도 있다. 수평 조직의 문제가 갑론을박만 하다가 결론이 안난다는 것이다. 그 때 DRI가 중요하다. 여러 관점에서 논의하다가도 결론적으로는 DRI의 목소리를 따라야한다, 우리는 투표 안 한다. DRI를 따르기 때문에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이유진 카카오스타일 리더 '싫은 회의란 무엇인가' '짜증나는 회의란 무엇인가' 이걸 최근에 생각해봤다. 싫은 회의를 안 만드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매뉴얼화다. 예를 들어 회의가 시작될 때 노션 페이지 앞에 목차를 써놓는다거나 회의가 끝날 때 '결론적으로 뭘 도출했죠?' '액션 플랜은요?' '누가 맡아서 하실 거예요?' '다음 회의는 하나요?'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정해놓는 것이다. Q. 회사가 성장하면서 여러 변수가 계속 발생하는데 꾸준히 퍼포먼스를 높게 가져갈 수 있는 비결, 또 회사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공유해줄 수 있는 팁이 있나.
리처드 송 알토스벤처스 파트너 나는 일이 재미있었다. 쿠팡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할 때도 내가 쿠팡 같은 회사에서 뭐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좋았고, 회사가 계속 발전하는 걸 보는 게 좋았다. 그렇다고 꼭 책상에 앉아있어야 하나? 내가 꼭 회사에 가있어하나? 하면 그건 아니었다. 가족들과 저녁 먹는 것도 중요했다. 주말엔 가족들과 보내면서 스트레스 관리하고 밤에 컴퓨터 켜고 이메일 읽고 이런 식으로 했다. 9시부터 5시까지 일하고 그 다음엔 일 안한다, 이게 아니라 목표 달성 위주로 일했다.
김성아 토스페이먼츠 PO 토스가 좀 무서운 사람들이 모여있을 것 같은 이미지가 있는다. 하하. 저 같은 사람도 있다. 전 되게 물렁하다. PO들도 각각 백그라운드 다양하고 성격도 다르고 MBTI 다 다르게 나온다. 숫자에 능한 PO도 있을 거고 비저닝 잘하는 분도 있고 강점이 다르다. 전 감성적이고 공감해주고 많이 경청해주는 PO 쪽으로 찾아갔던 것 같다. 팀원들과 나이 차이도 크게 안나서, 만만하지만 그만큼 내 말을 잘 들어주는 PO라는 캐릭터를 찾았다. Q. 채용할 때 '이사람과는 꼭 함께 일하고 싶다'라고 생각이 드는 사람의 특징이 있나. 어떤 조건과 인상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는지 궁금하다.
이유진 카카오스타일 리더 조직이 유기체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1년 전에 뽑고 싶었던 분이 지금 상황에선 우리 팀에 적합한 분이 아닐 수도 있다. 1,2차 인터뷰에서 불합격하셨던 분을 1~2년 있다가 연락드리는 일도 많다. 조직은 변하고 필요한 사람도 변한다. 그 사실을 리더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채용 상이 딱 정해져있진 않고, 리더와 팀원과 잘 맞을 수 있을까를 본다. 어떤 분이 광고팀으로 지원했는데 광고팀이랑 좀 잘 안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면 다른 팀을 제안하기도 한다. 회사가 정해진 핵심가치 기준에 맞춰서 거기에 100% 맞아야 돼, 이 사람은 80% 부합이라 탈락이야, 이게 아니라 지금 상황에서 누가 제일 필요하지? 지금 상황에서 이 팀 전력으로 뛰어주실 분은 어떤 특징이 있지? 를 생각한다.
리처드 송 알토스벤처스 파트너 회사가 50명 500명 1000명일 때 필요한 사람이 바뀐다. 쿠팡이 직원 200명일 때는 대부분 영업 직원이었다. 젊은 친구들이 비오는 날에 뛰어다니면서 일했다. 그 분들 덕분에 쿠팡이 성장했는데 문제는 회사가 커지면서 이 직원들이 회사의 발전을 따라갈 수 있느냐를 보게 됐다. 인사 이슈라는게 없어질 수가 없는 게 회사가 발전하면 새롭게 필요한 사람이 있다. 성장할 수록 더 큰 사람이 필요하다. 개발직도 마찬가지다. CTO라고 해도 직원 100명일 때의 CTO와 5000명일 때의 CTO는 필요한 역량이 다르다. 회사가 만약 여기서 10배 더 커지면 인력을 어떻게 해야할지 계속 생각해야 한다.
Q. 일하면서 뼈가 저릴 정도로 실패했던 기억이 있나. 거기서 무엇을 배웠는지도 궁금하다.
윤예나 구글코리아 상무 구글코리아에 크롬캐스트 담당자로 입사했다. 넷플 초창기 때 시대를 앞서 한국에 출시된 제품이다. 들어와서 세일즈 차트를 보니까 처참했다. 입사하고 뭔가 보여줘야할 것 같아서 삼성동 모델하우스를 빌려서 크롬캐스트 인플루언서 파티를 했다. 사진도 엄청 찍고 인스타 터지고 난리가 났다. '이제 됐다!' 했는데 매출로 전혀 연결이 안됐다. 오자마자 거창하게 벌인 일인데 제가 상당히 민망해졌다. 유저가 누군지 파악도 안하고, 테크 좋아하는 젊은 친구들은 파티 좋아하니까 파티를 해야지, 하는 굉장히 피상적인 로직에서 액션을 하니까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OTT가 제대로 없었고 에듀케이션이 필요했는데 그게 없이 냅다 노래부터 트니까ㅎㅎㅎ 가장 큰 실패이자 가장 큰 배움이었다.
Q. 마케팅은 회사 돈을 써야하는 일이라 커뮤니케이션이 더 필요하다. 어떻게 마케팅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설득할 수 있을까.
윤예나 구글코리아 상무 퍼포먼스 마케팅은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만 브랜드 마케팅은 당위성을 설득하기가 어렵다. 전 늘 브랜드엔 서사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한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서 좋은 기업이라고 말한다고 좋은 기업이라고 말해줄 사람은 없다. 안녕? 나 누구야, 하고 유저들과 인터렉션 하는 게 브랜딩이다. 비용 절감이라는 단기적 목표 때문에 이 부분을 포기하면 중장기적 비전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게 내 주장이다. 중장기적인 비전을 빌딩하는 게 중요하다. 퍼포먼스 마케팅도 브랜딩 캠페인과 같이 진행했을 때 결과가 다르다. Q. 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를 향한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노하우가 있으면 공유해달라.
이연주 생활연구소 COO 생활연구소는 고객이 양방향이다. 사용자분이 계시고 매니저분도 있는데, 늘 가설을 세우고 직접 해보면서 맞춰갔던 것 같다. 서비스 범위가 작았을 땐 강남에서 제일 잘 쓰는 앱이라고 사용자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했다. 또 매니저 쪽에선 매니저 교육이라는 허들이 있었는데, 그냥 교육이 너무 좋아요, 이걸 꼭 받으셔야 돼요 라고만 하면 그 허들 못 넘는 사람이 생긴다. 여러 가설을 세우고 시도하다보니 매니저들한테는 돈이 먹혔다. 그걸 알고 난 다음엔 그 쪽으로 커뮤니케이션했다. 우리 쪽으로 오면 교육이 허들이지만 돈은 더 잘 벌 수 있어요, 이렇게.
이유진 카카오스타일 리더 지그재그 언론 홍보를 하면서 어려웠던 건 여성들이 많이 쓰는 앱을 홍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자분들 중엔 남자가 많으니까 그 분들 입장에서 알아들을 수 있는 예가 뭔지를 고민하고 설명을 했다. 내가 직접 써봤는데 어땠다는 식의 유저로서의 편의성, 구체적 케이스를 쌓아가면서 비전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해를 어려워하시는 분들께는 알토스 투자를 받았다던지 하는 보편적으로 쓰는 수치들을 얘기하는 걸 거리낌 없이 했다. Q. 잘하는 커뮤니케이션과 못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뭔지 정의할 수 있을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가이드라인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리처드 송 알토스벤처스 파트너 커뮤니케이션은 연습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한 번 해선 안된다. 방법을 바꾸면서 열번, 백번 해야한다. 대표와 경영진한테 계속 얘기하고, 팀원에게도 설명하고. 화장실에도 이거저거 붙여놓고. 한번 했으니 잘했고 앞으론 안해도 된다? 절대 아니다. 한 번 잘했다 하더라도 시간 지나면 까먹는다. '이건 잘했지만 이건 못했다' 식의 커뮤니케이션도 계속 해줘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엔 끝이 없다.
이연주 생활연구소 COO 회사가 늘 행복하지는 않다. 스트레스 받는 상황도 많은데 그 순간을 잘 이겨내고 끈끈하게 가는 건 유머로 풀어야지 가능하다. 동료 간의 신뢰도 중요하다. 회사를 잘되게 하려고 이 일을 한다는 믿음 같은 것. 그걸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면 오해가 덜 생긴다. 공유도 잘 해야 한다. 보통 리더 회의를 하면 회의에서 얘기 나왔던 게 100% 전달이 안 된다. 50%는 유실되고 나머지 50%가 가는데 전달받은 팀원이 다른 팀원한테 얘기하는 과정에서 또 유실돼서 마지막엔 30%가 남는다. 이 유실을 인지해야하고, 방어하는 방법은 반복이다. 반복해서 공유하고 확인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멘토 5명은 누구 리처드 송 알토스벤처스 파트너는 쿠팡 창업 초기부터 10여년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한 후 2020년 7월 알토스벤처스에 합류했다. 그는 "개발을 담당하는 분들도 고객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쿠팡 재직 시절 단순히 컴퓨터 앞에서 재무 관리만 하지 않고, 주문, 물류센터, 배송, 고객서비스(CS) 등 거의 모든 업무 현장을 직접 경험했다"고 했다.
생활연구소의 이연주 COO는 생활연구소를 공동창업 후 기획자, 오퍼레이터, CS, 매니저 교육 등을 담당했다. B2C 스타트업이 겪는 유저와 개발자, 청소매니저 간의 상황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해오고 있다. 직접현장에 나가 청소 매니저들과의 소통·교육을 통해 서비스 개선을 연구했다. 생활연구소가 운영하는 청소연구소는 250만명이 다운로드하고, 6만5000명의 청소 매니저가 속한 국내 홈클리닝 앱 1위다.
구글코리아 마케팅 팀 윤예나 헤드는 구글코리아의 ‘창구 프로그램’을 어떻게 글로벌 본사에 설득해 진행하게 되었는지 사례를 공유했다. '창'업과 '구'글플레이의 앞자를 따온 '창구' 프로그램은 구글과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이 함께 국내 앱·게임 개발사의 콘텐츠 고도화와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개발사 성장지원 프로그램이다. 2019년 출범한 이후 올해로 4회째를 맞으며 한국 스타트업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김성아 토스페이먼츠 PO는 2018년 토스에 합류해 2년간 내부 팀원들을 위한 서비스 개발 조직 '인터널 사일로'를 이끈 커뮤니케이션 멘토다. 데이터 사용 최적화, 사내 뉴스레터 연재를 통한 부서 간 이슈 공유, 업무 자동화 등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했다.
이유진 카카오스타일 리더는 2017년 전체 직원이 18명에 불과했던 지그재그에 합류했다. 카카오 인수합병에 350명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 그는 "회사의 성장을 위해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대다수 회사 직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고민일겁니다. 한경 긱스(Geeks)도 예외가 아닙니다. 알토스벤처스가 개최한 한 컨퍼런스에서 구글과 토스, 카카오 등 국내외 주요 빅테크의 인재, 조직관리 전문가들이 모여 협업과 조직문화에 대한 직원들의 고민을 듣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현장을 한경 긱스(Geeks)가 다녀왔습니다. 벤처캐피털(VC) 알토스벤처스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을 위해 커뮤니케이션 멘토들과 뭉쳤다. 지난 2일 서울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스타트업 멘토가 말하는, 일 잘하는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란?'이라는 주제의 인사이트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최근 스타트업 업계의 협업 방식과 건강한 조직문화 조성을 위한 지식을 공유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알토스벤처스의 리처드 송(한국명 송경찬) 파트너, 윤예나 구글코리아 플랫폼&에코시스템 마케팅팀 헤드(상무), 이연주 생활연구소 최고운영책임자(COO), 김성아 토스페이먼츠 프로덕트 오너(PO), 이유진 카카오스타일(지그재그) 채용팀 리더가 연사로 참여했다. 스타트업 업계 및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포트폴리오사 관계자 150여명도 참석했다.
연사들이 겪었던 커뮤니케이션 문제와 해법은 뭘까. 이날 컨퍼런스 패널토크에서 이들의 솔직한 생각들이 공유됐다. 패널토크는 현장에서 관객들의 질문을 받고 연사들이 즉석에서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Q.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각 회사에서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았을까.
김성아 토스페이먼츠 PO 토스가 애플에서 참고해 도입해놓은 게 DRI 제도다. (*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의 약자, 어떤 과제와 관련해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사람을 의미) 모든 개인에 각자의 책임을 부여한다. '개발자의 웰빙을 위해선 이 사람을 찾아야 돼', '매출장부 관련해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이 사람한테 있어' 이런 식으로 한명 한명에게 다 부여한다. 물론 일 못하면 축소될 수도 있고 반대로 확대될 수도 있다. 수평 조직의 문제가 갑론을박만 하다가 결론이 안난다는 것이다. 그 때 DRI가 중요하다. 여러 관점에서 논의하다가도 결론적으로는 DRI의 목소리를 따라야한다, 우리는 투표 안 한다. DRI를 따르기 때문에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이유진 카카오스타일 리더 '싫은 회의란 무엇인가' '짜증나는 회의란 무엇인가' 이걸 최근에 생각해봤다. 싫은 회의를 안 만드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매뉴얼화다. 예를 들어 회의가 시작될 때 노션 페이지 앞에 목차를 써놓는다거나 회의가 끝날 때 '결론적으로 뭘 도출했죠?' '액션 플랜은요?' '누가 맡아서 하실 거예요?' '다음 회의는 하나요?'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정해놓는 것이다. Q. 회사가 성장하면서 여러 변수가 계속 발생하는데 꾸준히 퍼포먼스를 높게 가져갈 수 있는 비결, 또 회사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공유해줄 수 있는 팁이 있나.
리처드 송 알토스벤처스 파트너 나는 일이 재미있었다. 쿠팡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할 때도 내가 쿠팡 같은 회사에서 뭐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좋았고, 회사가 계속 발전하는 걸 보는 게 좋았다. 그렇다고 꼭 책상에 앉아있어야 하나? 내가 꼭 회사에 가있어하나? 하면 그건 아니었다. 가족들과 저녁 먹는 것도 중요했다. 주말엔 가족들과 보내면서 스트레스 관리하고 밤에 컴퓨터 켜고 이메일 읽고 이런 식으로 했다. 9시부터 5시까지 일하고 그 다음엔 일 안한다, 이게 아니라 목표 달성 위주로 일했다.
김성아 토스페이먼츠 PO 토스가 좀 무서운 사람들이 모여있을 것 같은 이미지가 있는다. 하하. 저 같은 사람도 있다. 전 되게 물렁하다. PO들도 각각 백그라운드 다양하고 성격도 다르고 MBTI 다 다르게 나온다. 숫자에 능한 PO도 있을 거고 비저닝 잘하는 분도 있고 강점이 다르다. 전 감성적이고 공감해주고 많이 경청해주는 PO 쪽으로 찾아갔던 것 같다. 팀원들과 나이 차이도 크게 안나서, 만만하지만 그만큼 내 말을 잘 들어주는 PO라는 캐릭터를 찾았다. Q. 채용할 때 '이사람과는 꼭 함께 일하고 싶다'라고 생각이 드는 사람의 특징이 있나. 어떤 조건과 인상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는지 궁금하다.
이유진 카카오스타일 리더 조직이 유기체 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1년 전에 뽑고 싶었던 분이 지금 상황에선 우리 팀에 적합한 분이 아닐 수도 있다. 1,2차 인터뷰에서 불합격하셨던 분을 1~2년 있다가 연락드리는 일도 많다. 조직은 변하고 필요한 사람도 변한다. 그 사실을 리더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채용 상이 딱 정해져있진 않고, 리더와 팀원과 잘 맞을 수 있을까를 본다. 어떤 분이 광고팀으로 지원했는데 광고팀이랑 좀 잘 안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면 다른 팀을 제안하기도 한다. 회사가 정해진 핵심가치 기준에 맞춰서 거기에 100% 맞아야 돼, 이 사람은 80% 부합이라 탈락이야, 이게 아니라 지금 상황에서 누가 제일 필요하지? 지금 상황에서 이 팀 전력으로 뛰어주실 분은 어떤 특징이 있지? 를 생각한다.
리처드 송 알토스벤처스 파트너 회사가 50명 500명 1000명일 때 필요한 사람이 바뀐다. 쿠팡이 직원 200명일 때는 대부분 영업 직원이었다. 젊은 친구들이 비오는 날에 뛰어다니면서 일했다. 그 분들 덕분에 쿠팡이 성장했는데 문제는 회사가 커지면서 이 직원들이 회사의 발전을 따라갈 수 있느냐를 보게 됐다. 인사 이슈라는게 없어질 수가 없는 게 회사가 발전하면 새롭게 필요한 사람이 있다. 성장할 수록 더 큰 사람이 필요하다. 개발직도 마찬가지다. CTO라고 해도 직원 100명일 때의 CTO와 5000명일 때의 CTO는 필요한 역량이 다르다. 회사가 만약 여기서 10배 더 커지면 인력을 어떻게 해야할지 계속 생각해야 한다.
Q. 일하면서 뼈가 저릴 정도로 실패했던 기억이 있나. 거기서 무엇을 배웠는지도 궁금하다.
윤예나 구글코리아 상무 구글코리아에 크롬캐스트 담당자로 입사했다. 넷플 초창기 때 시대를 앞서 한국에 출시된 제품이다. 들어와서 세일즈 차트를 보니까 처참했다. 입사하고 뭔가 보여줘야할 것 같아서 삼성동 모델하우스를 빌려서 크롬캐스트 인플루언서 파티를 했다. 사진도 엄청 찍고 인스타 터지고 난리가 났다. '이제 됐다!' 했는데 매출로 전혀 연결이 안됐다. 오자마자 거창하게 벌인 일인데 제가 상당히 민망해졌다. 유저가 누군지 파악도 안하고, 테크 좋아하는 젊은 친구들은 파티 좋아하니까 파티를 해야지, 하는 굉장히 피상적인 로직에서 액션을 하니까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OTT가 제대로 없었고 에듀케이션이 필요했는데 그게 없이 냅다 노래부터 트니까ㅎㅎㅎ 가장 큰 실패이자 가장 큰 배움이었다.
Q. 마케팅은 회사 돈을 써야하는 일이라 커뮤니케이션이 더 필요하다. 어떻게 마케팅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설득할 수 있을까.
윤예나 구글코리아 상무 퍼포먼스 마케팅은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만 브랜드 마케팅은 당위성을 설득하기가 어렵다. 전 늘 브랜드엔 서사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한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서 좋은 기업이라고 말한다고 좋은 기업이라고 말해줄 사람은 없다. 안녕? 나 누구야, 하고 유저들과 인터렉션 하는 게 브랜딩이다. 비용 절감이라는 단기적 목표 때문에 이 부분을 포기하면 중장기적 비전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게 내 주장이다. 중장기적인 비전을 빌딩하는 게 중요하다. 퍼포먼스 마케팅도 브랜딩 캠페인과 같이 진행했을 때 결과가 다르다. Q. 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를 향한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노하우가 있으면 공유해달라.
이연주 생활연구소 COO 생활연구소는 고객이 양방향이다. 사용자분이 계시고 매니저분도 있는데, 늘 가설을 세우고 직접 해보면서 맞춰갔던 것 같다. 서비스 범위가 작았을 땐 강남에서 제일 잘 쓰는 앱이라고 사용자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했다. 또 매니저 쪽에선 매니저 교육이라는 허들이 있었는데, 그냥 교육이 너무 좋아요, 이걸 꼭 받으셔야 돼요 라고만 하면 그 허들 못 넘는 사람이 생긴다. 여러 가설을 세우고 시도하다보니 매니저들한테는 돈이 먹혔다. 그걸 알고 난 다음엔 그 쪽으로 커뮤니케이션했다. 우리 쪽으로 오면 교육이 허들이지만 돈은 더 잘 벌 수 있어요, 이렇게.
이유진 카카오스타일 리더 지그재그 언론 홍보를 하면서 어려웠던 건 여성들이 많이 쓰는 앱을 홍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자분들 중엔 남자가 많으니까 그 분들 입장에서 알아들을 수 있는 예가 뭔지를 고민하고 설명을 했다. 내가 직접 써봤는데 어땠다는 식의 유저로서의 편의성, 구체적 케이스를 쌓아가면서 비전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해를 어려워하시는 분들께는 알토스 투자를 받았다던지 하는 보편적으로 쓰는 수치들을 얘기하는 걸 거리낌 없이 했다. Q. 잘하는 커뮤니케이션과 못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뭔지 정의할 수 있을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가이드라인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리처드 송 알토스벤처스 파트너 커뮤니케이션은 연습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한 번 해선 안된다. 방법을 바꾸면서 열번, 백번 해야한다. 대표와 경영진한테 계속 얘기하고, 팀원에게도 설명하고. 화장실에도 이거저거 붙여놓고. 한번 했으니 잘했고 앞으론 안해도 된다? 절대 아니다. 한 번 잘했다 하더라도 시간 지나면 까먹는다. '이건 잘했지만 이건 못했다' 식의 커뮤니케이션도 계속 해줘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엔 끝이 없다.
이연주 생활연구소 COO 회사가 늘 행복하지는 않다. 스트레스 받는 상황도 많은데 그 순간을 잘 이겨내고 끈끈하게 가는 건 유머로 풀어야지 가능하다. 동료 간의 신뢰도 중요하다. 회사를 잘되게 하려고 이 일을 한다는 믿음 같은 것. 그걸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면 오해가 덜 생긴다. 공유도 잘 해야 한다. 보통 리더 회의를 하면 회의에서 얘기 나왔던 게 100% 전달이 안 된다. 50%는 유실되고 나머지 50%가 가는데 전달받은 팀원이 다른 팀원한테 얘기하는 과정에서 또 유실돼서 마지막엔 30%가 남는다. 이 유실을 인지해야하고, 방어하는 방법은 반복이다. 반복해서 공유하고 확인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멘토 5명은 누구 리처드 송 알토스벤처스 파트너는 쿠팡 창업 초기부터 10여년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한 후 2020년 7월 알토스벤처스에 합류했다. 그는 "개발을 담당하는 분들도 고객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쿠팡 재직 시절 단순히 컴퓨터 앞에서 재무 관리만 하지 않고, 주문, 물류센터, 배송, 고객서비스(CS) 등 거의 모든 업무 현장을 직접 경험했다"고 했다.
생활연구소의 이연주 COO는 생활연구소를 공동창업 후 기획자, 오퍼레이터, CS, 매니저 교육 등을 담당했다. B2C 스타트업이 겪는 유저와 개발자, 청소매니저 간의 상황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해오고 있다. 직접현장에 나가 청소 매니저들과의 소통·교육을 통해 서비스 개선을 연구했다. 생활연구소가 운영하는 청소연구소는 250만명이 다운로드하고, 6만5000명의 청소 매니저가 속한 국내 홈클리닝 앱 1위다.
구글코리아 마케팅 팀 윤예나 헤드는 구글코리아의 ‘창구 프로그램’을 어떻게 글로벌 본사에 설득해 진행하게 되었는지 사례를 공유했다. '창'업과 '구'글플레이의 앞자를 따온 '창구' 프로그램은 구글과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이 함께 국내 앱·게임 개발사의 콘텐츠 고도화와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개발사 성장지원 프로그램이다. 2019년 출범한 이후 올해로 4회째를 맞으며 한국 스타트업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김성아 토스페이먼츠 PO는 2018년 토스에 합류해 2년간 내부 팀원들을 위한 서비스 개발 조직 '인터널 사일로'를 이끈 커뮤니케이션 멘토다. 데이터 사용 최적화, 사내 뉴스레터 연재를 통한 부서 간 이슈 공유, 업무 자동화 등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했다.
이유진 카카오스타일 리더는 2017년 전체 직원이 18명에 불과했던 지그재그에 합류했다. 카카오 인수합병에 350명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 그는 "회사의 성장을 위해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