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이제는 바퀴가 달릴 때?…악재 걷히자 33% 급등한 '한국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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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원자재·물류비 부담 꺾이며 주가 급등
美 공장 증설로 IRA 대응 나선 점도 긍정적
향후 매출·영업이익 매년 증가 예상
올해로 51주년을 맞는 글로벌 신발 브랜드 락포트는 스스로를 '컴포트(comport)화'로 칭합니다. 빼어난 디자인보단 걸을 때 편안함을 주는 것이 특징이죠. 락포트에서 만든 구두를 신은 남성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여러 이유 중 가장 결정적인 것은 '말캉한' 소재의 밑굽 때문입니다. 덕분에 바닥을 디뎠을 때 푹신한 느낌을 줍니다.(물론 말랑한 굽은 다른 구두에 비해 뒷굽이 빨리 닳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자동차에게 타이어는 신발과 같습니다. 차량의 충격 방지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타이어가 엉망이라면 만족스러운 승차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락포트가 착용감을 위한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갖추고 있듯 타이어 회사들도 차량에 맞는 타이어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은 쉽사리 얻어지지 않습니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등의 고급 라인업에 국내 타이어를 장착하지 않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 G90의 경우 피렐리와 미쉐린을 신차용 타이어(OE)로 택하고 있습니다. 한국타이어가 콧대 높은 포르쉐를 뚫고 공급 계약을 따냈을 때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던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한국타이어가 현재 공식 사명으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쓰고 있는 것만 봐도 기술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타이어 산업은 자동차 업황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교체용 타이어(RE) 시장이 적지 않지만 OE 시장이 받쳐주지 않으면 실적을 내기 어렵습니다. OE는 대규모 공급 계약을 따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전국에서 가장 싼 타이어'를 찾는 고객도 상당하지만 자신이 산 신차에 장착된 브랜드를 타이어 교체 시 유지하는 고객들의 비중도 높습니다. 즉 신차용 타이어 수요는 자동차 생산대수에, 교환용 타이어 수요는 차량 등록 대수에 영향을 받는 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년 가까이 추락하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주가가 한달여 만에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연저점을 기록했던 7월12일 이후 지난 6일까지 상승률은 32.52%에 달합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질주 이유는 무엇인지, 앞으로 내달릴 가능성이 있는지 마켓PRO가 살펴봤습니다.
지난 7월14일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대한 이 같은 제목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중국 판매 감소와 비용 증가로 인해 컨센서스를 소폭 밑돌 것으로 예상됐지만 반등이 예상되는 타이어주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봤습니다. 타이어의 시간이 다시 찾아올 것이란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신차 판매에 제동이 걸렸던 악재도 사라질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타이어회사의 실적은 자동차 산업과 연동됩니다. 여기에 타이어에 쓰이는 원재료인 화학 산업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거나 감소합니다. 합성고무 가격의 경우 2020년 톤당 177만원 수준이던 게 올 상반기 기준 260만원까지 뛰었습니다. 유가가 오른 만큼 합성고무의 가격도 상승한 셈입니다.
유가를 비롯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실적에 부담이 됐던 악재가 서서히 걷히고 있습니다. 유가는 지난 6월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었고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고공행진을 펼치던 물류 운송비도 꺾인 상태입니다. 삼성증권이 최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추천주로 꼽으며 '부담은 덜었고, 기회는 살린다'라고 표현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삼성증권은 "물류비, 고무가격 등 상반기 비용부담 원인이 하락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의 경우 1778억원으로 전년 동기(1808억원) 실적을 소폭 밑돌 것으로 예상되지만,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1843억원)는 작년(883억원) 실적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점쳐집니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7조9901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매출 전망치는 오는 2024년 8조8977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6679억원에서 9093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타이어 시장은 이미 공급 포화 상태라 개당 가격이 높은 고인치, 프리미엄 시장에서 얼마나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미쉐린의 아성을 당장 따라잡기 어렵겠지만 글로벌 톱티어 자동차 브랜드로의 공급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점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소"라고 밝혔습니다. 테네시 공장 증설 등으로 인해 미국 시장 판매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라고 했습니다. 다만 "소비가 줄어드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나 중국과 유럽 시장의 대외 변수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프로필(9월6일 종가기준)
현재 주가: 4만550원
PER(12개월 포워드): 7.36배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6679억원
적정주가: 4만8000원(4개월전)→4만8000원(현재)※마켓PRO가 제공하는 콘텐츠는 투자판단을 위한 참고자료입니다. 투자판단의 최종 책임은 정보 이용자에게 있습니다.
원자재·물류비 부담 꺾이며 주가 급등
美 공장 증설로 IRA 대응 나선 점도 긍정적
향후 매출·영업이익 매년 증가 예상
올해로 51주년을 맞는 글로벌 신발 브랜드 락포트는 스스로를 '컴포트(comport)화'로 칭합니다. 빼어난 디자인보단 걸을 때 편안함을 주는 것이 특징이죠. 락포트에서 만든 구두를 신은 남성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여러 이유 중 가장 결정적인 것은 '말캉한' 소재의 밑굽 때문입니다. 덕분에 바닥을 디뎠을 때 푹신한 느낌을 줍니다.(물론 말랑한 굽은 다른 구두에 비해 뒷굽이 빨리 닳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자동차에게 타이어는 신발과 같습니다. 차량의 충격 방지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타이어가 엉망이라면 만족스러운 승차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락포트가 착용감을 위한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갖추고 있듯 타이어 회사들도 차량에 맞는 타이어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은 쉽사리 얻어지지 않습니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등의 고급 라인업에 국내 타이어를 장착하지 않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 G90의 경우 피렐리와 미쉐린을 신차용 타이어(OE)로 택하고 있습니다. 한국타이어가 콧대 높은 포르쉐를 뚫고 공급 계약을 따냈을 때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던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한국타이어가 현재 공식 사명으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쓰고 있는 것만 봐도 기술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타이어 산업은 자동차 업황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교체용 타이어(RE) 시장이 적지 않지만 OE 시장이 받쳐주지 않으면 실적을 내기 어렵습니다. OE는 대규모 공급 계약을 따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전국에서 가장 싼 타이어'를 찾는 고객도 상당하지만 자신이 산 신차에 장착된 브랜드를 타이어 교체 시 유지하는 고객들의 비중도 높습니다. 즉 신차용 타이어 수요는 자동차 생산대수에, 교환용 타이어 수요는 차량 등록 대수에 영향을 받는 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년 가까이 추락하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주가가 한달여 만에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연저점을 기록했던 7월12일 이후 지난 6일까지 상승률은 32.52%에 달합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질주 이유는 무엇인지, 앞으로 내달릴 가능성이 있는지 마켓PRO가 살펴봤습니다.
악재가 사라졌다
'악재 피크아웃'지난 7월14일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대한 이 같은 제목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중국 판매 감소와 비용 증가로 인해 컨센서스를 소폭 밑돌 것으로 예상됐지만 반등이 예상되는 타이어주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봤습니다. 타이어의 시간이 다시 찾아올 것이란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신차 판매에 제동이 걸렸던 악재도 사라질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타이어회사의 실적은 자동차 산업과 연동됩니다. 여기에 타이어에 쓰이는 원재료인 화학 산업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거나 감소합니다. 합성고무 가격의 경우 2020년 톤당 177만원 수준이던 게 올 상반기 기준 260만원까지 뛰었습니다. 유가가 오른 만큼 합성고무의 가격도 상승한 셈입니다.
유가를 비롯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실적에 부담이 됐던 악재가 서서히 걷히고 있습니다. 유가는 지난 6월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었고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고공행진을 펼치던 물류 운송비도 꺾인 상태입니다. 삼성증권이 최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추천주로 꼽으며 '부담은 덜었고, 기회는 살린다'라고 표현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삼성증권은 "물류비, 고무가격 등 상반기 비용부담 원인이 하락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의 경우 1778억원으로 전년 동기(1808억원) 실적을 소폭 밑돌 것으로 예상되지만,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1843억원)는 작년(883억원) 실적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점쳐집니다.
"美 테네시 공장 증설, 수요에 대한 자신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 공개된 후 완성차업계의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발 빠른 대응이 불확실성을 조기에 진압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 29일 이사회를 통해 미국 테네시주 생산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2조1000억원을 투자키로 했습니다. 북미에서 타이어 수요가 증가해 생산 능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전기차용 타이어 수요에도 대비한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결정입니다. 이번 투자 결정으로 인해 현재 연간 550만개를 생산하던 테네시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1200만개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타이어 매출의 28%를 차지하는 북미 시장은 유럽(31%)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입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이 같은 투자 결정에 대해 "수요에 대한 자신감 신호"라며 "물류비 부담이 잦아드는 가운데 성장성까지 부각되면서 투자 포인트가 늘어나는 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단기간에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쉬어가는 구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다만 악재보다는 호재가 많은 상황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비용 부담이 줄어든 상황에서 판가를 높였기 때문에 수익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실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7조9901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매출 전망치는 오는 2024년 8조8977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6679억원에서 9093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타이어 시장은 이미 공급 포화 상태라 개당 가격이 높은 고인치, 프리미엄 시장에서 얼마나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미쉐린의 아성을 당장 따라잡기 어렵겠지만 글로벌 톱티어 자동차 브랜드로의 공급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점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소"라고 밝혔습니다. 테네시 공장 증설 등으로 인해 미국 시장 판매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라고 했습니다. 다만 "소비가 줄어드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나 중국과 유럽 시장의 대외 변수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프로필(9월6일 종가기준)
현재 주가: 4만550원
PER(12개월 포워드): 7.36배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6679억원
적정주가: 4만8000원(4개월전)→4만8000원(현재)※마켓PRO가 제공하는 콘텐츠는 투자판단을 위한 참고자료입니다. 투자판단의 최종 책임은 정보 이용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