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중 나올 듯
8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K-로봇테마 ETF'(가칭)는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받고 있다. 이름에서 드러나듯 국내 로봇 관련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현재까진 우리 증시에 국내 로봇주를 앞세운 ETF는 없었다. 상장 시기는 이르면 이달 9월 중, 늦어도 10월 초가 될 전망이다.
ETF의 주요 구성 종목은 삼성전자와 카카오, 기아, KT, SKT, 현대차, 네이버, LG전자, 현대모비스, 삼성SDS, LG이노텍 등이다. 이들 종목을 90%가량의 비중으로 담는다. 그 밖에 고영, 엑셈, 에스에프에이, 로보로보, 로보티즈, 엠씨넥스, 나무가, 셀바스AI 등 중소형주도 각각 1% 안팎의 비중으로 담길 전망이다.
이번 상품 출시로 삼성자산운용은 국내외 로봇 ETF 라인업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2017년 삼성자산운용은 글로벌 로봇기업에 투자하는 ETF인 '글로벌4차산업로보틱스'를 내놓은 바 있다. 당시 국내 첫 4차산업 관련 ETF이기도 하다.
시장 안팎에서는 삼성이 로봇시장을 넓히고 있는 금융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로봇사업에 대한 투자는 대기업을 위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국내 상장된 중소형주는 대기업의 행보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테마주의 성격을 보였을 뿐, 안정적인 자금흐름인 편인 펀드 투자는 거의 없었다. 실제 지난 3월 삼성전자가 로봇을 신성장 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히자 관련주가 급등했다. 발표 당일 유진로봇이 장중 한때 상한가로 치솟았고 로보로보와 휴림로봇 등 다른 관련주들도 일제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에도 주가는 여러 번 요동쳤다.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무인공장 도입을 비롯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로봇 인공지능(AI) 연구소' 설립 등의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상장된 기업들의 주가는 테마주처럼 날뛰고 있지만, 업황에 대한 전망은 성장일색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의하면 2020년 국내 로봇 산업 시장 규모는 5조5000억원이었다. 2019년 대비 2.6% 성장에 그쳤지만, 2013년부터 7년간 연평균 7.8% 성장했다. 김두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효율성에 집중했던 기계와 달리 로봇은 지능과 효율성을 모두 겸비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니고 인력 대체에 효과적이기에 로봇 산업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필연적"이라며 "로봇에 대한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성장 산업인 만큼 정부 정책의 수혜도 기대된다. 지난 5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는 '로봇·반도체 등 디지털 실현산업 수요 연계·연구개발(R&D) 강화'가 포함됐다.
한편 해외 로봇산업에 투자한 금융상품은 많은 편이다. 로봇 ETF가 여럿 상장된 상태다. 미래에셋 글로벌 X의 'BOTZ'는 시가총액 1조8590억원 수준이다. 로보 글로벌(Robo Global)이 내놓은 'ROBO'의 시총은 현재 1조6700억원 규모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