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김영환 충북지사는 전일 진상화 전 현대건설 전무를 차기 충북개발공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앞서 충북개발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최종 후보 2명을 김 지사에게 추천했다. 이번 충북개발공사 사장 공개모집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원 출신, 건설 관련 협회장 출신 등 진 전 전무를 포함해 총 8명이 지원해 경합을 벌였다.
진 전 전무는 오는 21일 열리는 충북도의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최종 임명된다. 임기는 3년으로 성과에 따라 1년 단위 연임이 가능하다.
1961년생인 진 전 전무는 충북 청주 출생으로 세광고와 청주대 법학과를 나왔다. 1989년 현대건설 공채로 입사해 올 8월까지 33년간 근무한 '현대맨'이다. 현대건설 재직 시절엔 공공 건설, 부동산 개발, 해외 건설, 정책·민원 업무를 담당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에 잔뼈가 굵은 정책통인 데다 국내외 건설공사 경험이 많고 정부 부처들과 소통 능력이 좋은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에는 강원도개발공사의 신임 사장으로 오승재 SK에코플랜트 프로가 선임됐다. 오 신임 사장 역시 1990년 한진종합건설에서 시작해 SK에코플랜트 수도권 지사장, 중부 지사장을 지낸 정통 '건설맨'이다. 강원도는 당시 오 신임 사장을 선임하면서 "알펜시아 매각 후 강원도개발공사의 경영 정상화, 미래 성장 동력 발굴 등 현안 해결이 시급해 민간 기업에서 오랜 경력을 갖춘 전문가가 혁신을 이끌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 2월 취임한 김근영 화성도시공사 사장도 대우건설에서 32년 간 실무 경험을 쌓은 후 남광토건 사장을 지낸 부동산 개발 전문가다. 제3기 신도시 개발과 산업단지 개발 등 대규모 개발을 추진해야 하는 화성도시공사에 적합하다는 내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에 취임한 이상록 포천도시공사 사장은 40여년간 대우산업개발, 한신공영 등에서 개발본부장과 건설본부장을 지낸 뒤 2019년 포천도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사장에 오른 경우다.
전문가들은 지방 개발공기업들이 주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개발 촉진 등을 목표로 산업단지 조성이나 관광 인프라 구축 등의 업무를 하는데 건설사 출신 전문가들이 각종 부동산 개발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데 강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과거엔 주로 LH 출신 임원들이 사장으로 선임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자체들이 개발공기업에 개발 사업을 통한 적극적인 수익 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어 민간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지방 개발공기업 관계자는 "공기업의 특성상 아무래도 의사결정이 더디고 보수적으로 사업 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다"며 "갈수록 민간 영역의 개발 노하우나 생산적·효율적 조직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