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약세를 거듭하면서 감소세를 보이던 공매도 거래량이 다시 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0거래일(8월 24일~9월 6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4조28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전 10거래일(8월 9~23일)의 공매도 거래대금 합계가 3조4937억원인 데 비해 22.5% 늘어났다. 지난 1일에는 공매도 거래대금이 6783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루 공매도 거래대금이 6000억원을 넘긴 것은 6월 17일(7723억원) 이후 처음이다.

투자 주체별로 보면 기관의 공매도 거래가 가장 많이 늘었다. 기관은 최근 10거래일 동안 1조4543억원어치의 주식을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했다. 이전 10거래일보다 49.7% 늘어났다. 개인과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같은 기간 각각 23.8%, 11.7% 증가했다.

공매도는 7월 들어 베어마켓(약세장 속 상승세) 랠리가 시작하면서 감소세를 보였다. 6월 9조5175억원에 달하던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거래대금은 7월 7조1595억원으로 24.7%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이 불법 공매도에 대한 감시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도 공매도를 안정시켰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부터 국내 증시가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공매도 거래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또 잭슨홀 회의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무너지면서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릴 수 있다고 언급하자 가격 조정 기회를 노린 공매도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