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창궐 후 급성장했던 모바일 상품권 시장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에 접어든 이후에도 성장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취급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비대면으로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관련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관측이다.

유전자검사까지…별별 기프티콘이 다 있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e쿠폰 거래액 규모는 2019년 3조3239억원에서 2020년 4조2662억원, 2021년 5조9534억원으로 불어났다. ‘2022년 7월 온라인 쇼핑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7월 e쿠폰 거래액은 5668억원으로 전년 동월(4877억원) 대비 16.2% 증가했다.

시장이 커지자 과거 커피·베이커리류를 교환하는 수준에 머물렀던 e쿠폰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e쿠폰 서비스 ‘기프티쇼’를 운영하는 KT알파는 유전자 정밀진단 기업 엔젠바이오와 협업해 유전자검사 분석키트를 모바일 쿠폰화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에 관심이 많아진 이용자를 잡으려는 의도에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비롯해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져 관련 상품을 e쿠폰 형식으로 판매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스마트콘은 ‘티빙’ 이용권을,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웨이브’ 이용권을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 쿠프마케팅은 ‘왓챠’ 이용권을, KT알파는 전자책 서비스 ‘밀리의 서재’ 구독권을 선보였다.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모바일 상품권 1위 업체인 카카오톡은 명품 입점을 강화해 이 시장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는 160개가 넘는다. 특히 지난 4월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이탈리아 보석 브랜드 ‘불가리’가 입점해 유통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불가리가 공식 온라인 쇼핑몰을 제외하고 국내 e커머스 쇼핑몰에 입점한 건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유일하다. 카카오톡은 고가 상품을 내세워 상품별 객단가를 높이는 방식으로 관련 매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e쿠폰 서비스 업체는 소비자의 수요가 커지는 상품 위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기프티쇼 관계자는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오는 10월에 헤어스타일링 서비스, 내년 1월엔 세탁 서비스 관련 신규 상품 론칭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