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트라이비 송선 /사진=최혁 기자
그룹 트라이비 송선 /사진=최혁 기자
그룹 트라이비(TRI. BE) 송선이 이번 추석 보름달에 빌고 싶은 소원은 "팀의 성공"이라고 했다.

최근 추석을 맞아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한경닷컴과 만난 그룹 트라이비 송선, 현빈은 마치 친자매처럼 다정하게 붙어 연신 대화를 주고받았다.

과거 바나나컬처엔터테인먼트에서 오랜 기간 연습생으로 데뷔를 준비해왔던 이들은 회사가 사실상 폐업 상태에 놓이면서 대표 프로듀서였던 신사동호랭이를 따라 트라이비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시작에 나섰다. 송선의 연습생 기간은 8~9년, 현빈은 4년이다. 함께한 시간이 길었던 만큼, 둘은 현재 단단한 팀워크를 기반으로 팀의 중심을 잘 잡아나가고 있다.

현빈은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언니를 처음 봤으니, 벌써 6년을 알고 지낸 것"이라며 놀라워했다. 이어 "서로에 대해 아는 게 많으니까 이제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언니가 힘들 때가 언제인지 알 수 있다. 힘들어 보이면 우유를 사다 주곤 한다"고 전했다. 송선 역시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안다. 나도 현빈이가 배고프다고 하지 않아도 바로 알고 먹을 걸 가져다준다"며 미소 지었다.

연습생 시절을 회상하며 송선이 그룹 소녀시대 멤버 유리의 친척 동생이었다는 사실을 예견한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현빈은 "경쟁이 치열하던 때라 연습생들끼리 가족사 얘기는 서로 잘 하지 않았다. 우연히 다른 연습생 언니한테 "송선 언니 유리 선배님 닮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당황하면서 '닮았지'라고 하더라. 근데 며칠 뒤에 송선 언니가 '진짜 소녀시대 유리가 내 언니야'라고 말했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에 송선은 "이미지가 고정될까 봐 말하기 조심스러웠는데 계속 닮았다고 하더라. 여러 번 물어보는데 아니라고 하는 게 더 속이는 기분이라 결국 말했다"고 털어놨다.
그룹 트라이비 현빈, 송선 /사진=최혁 기자
그룹 트라이비 현빈, 송선 /사진=최혁 기자
돈독한 사이인 송선, 현빈을 주축으로 트라이비는 똘똘 뭉쳐 자신들만의 음악적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다. 중독성 있는 사운드, 에너제틱한 퍼포먼스는 이들의 강력한 무기다. 지난해 2월 데뷔해 어느덧 1주년이 지난 현재, 가장 크게 느껴지는 변화는 팬들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있는 거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간 대면이 어려웠던 탓이다.

송선은 "코로나로 행사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상황이 조금씩 풀리면서 이젠 많은 분과 함께 무대를 하고 있다. 정말 행복하다. 앞에 누군가가 있다는 게 좋다. 응원을 직접 받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의 차이가 엄청나게 크더라. '아, 이게 무대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또 하나 놀란 것은 해외에서 자신들을 알아봐 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대표적으로 브라질의 K팝 커버 댄스팀 B2 댄스 그룹은 트라이비의 데뷔곡 '둠둠타'를 커버했고, 이번 컴백 때 트라이비의 쇼케이스에도 참석했다. 해당 팀은 그룹 트와이스의 '알콜 프리'를 뮤직비디오까지 완벽하게 재현해내 화제를 모았던 바다.

현빈은 "먼저 우리를 보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더라. 트와이스 '알콜 프리'로 유명해졌을 때 감사하게 '둠둠타'도 커버를 해줬다. 브라질에서 트라이비 잘한다는 반응이 있다고 얘기해줘서, 반대로 우리가 감사하다고 했다"고 밝혔고, 송선은 "우리도 사실 '둠둠타'라는 커버를 봤다. 그분들이 우리 앞에 있으니 오히려 연예인 같더라"며 웃었다.

현빈은 "팬 쇼케이스 때도 열심히 응원해주는 게 보여서 감사했다. 브라질에서 오신 거니 이게 또 하나의 추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무대를 더 잘 보여드리려고 했다"며 "브라질은 막연히 먼 나라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거기서 우리 노래를 듣고 좋아해 주고 춤도 춰준다는 얘길 들으니 기뻤다. 코로나 상황이 괜찮아지면 우리도 브라질에 가서 공연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송선은 "우리랑 얘기하려고 한국말을 공부해왔더라. 다시 한번 K팝의 힘이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높아진 K팝의 인기에 발맞춰 트라이비도 해외 진출을 꿈꿨다. 송선은 "일본 도쿄돔에 서고 싶다. 옛날에 소녀시대 선배님이 도쿄돔에서 콘서트를 한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공연장이 상상 이상으로 커서 '여긴 정말 대단한 사람만 설 수 있는 거구나. 나도 나중에 꼭 데뷔해서 이 무대에 서야지'라는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현빈은 "미국 케이콘 영상을 보니 그 많은 객석이 다 찼더라. K팝 인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면서 "트라이비의 단독 콘서트를 열고 우리의 에너지를 드리고, 반대로 그 나라에 계신 분들의 에너지도 받아서 서로 좋은 시너지를 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끝으로 올 추석 보름달에 빌고 싶은 소원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현빈은 "멤버들이 코로나에 걸려서 아팠지 않냐. 건강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 멤버뿐만 아니라 주변 분들 모두 아프지 않고 한 해를 좋게 마무리했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 멤버들 지금 잘 되고 있으니 앞으로 더 잘 되게 해달라는 빌고 싶다"고 답했다. 이에 송선은 "건물을 세울 수 있을 정도로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빌겠다"고 덧붙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