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의 시각
김성주 미래에셋증권 고객자산배분 본부장
[마켓PRO] "2차전지, 클린에너지 테마가 시장 주도할 것"
잭슨홀 쇼크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다시 하락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생각은 분명해 보인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는 것에 안도하지 않고 충분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야 기대인플레이션까지 안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80년대와 같은 극심한 경기침체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은 힘들어도 참아보자는 주장이다.

파월 의장의 8분짜리 연설 이후 1주일 동안 글로벌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원화 기준으로 7천조원이 증발했다.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통과하면서 통화정책이 유연해질 것이란 기대는 사라진 반면, 경기와 기업이익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인컴형 자산을 통한 균형적 포트폴리오 구축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시작된 이후, 인컴형 자산을 확대하고 스타일이 분산된 균형적인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금리인상과 긴축은 코로나 위기 이후 시장의 상승을 주도한 유동성 효과의 후퇴를 의미하므로 기대수익은 이전보다 낮추는 대신 고정수익(배당, 이자 등)으로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1970년대 고물가 국면에서 S&P500지수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분석해 보면 자본차익보다 배당수익의 비중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도는 구간에서 배당주의 상대 성과는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이었다. 성장 스타일 주식 중에서도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방어력이 높았다. 현금 창출력과 마진 방어력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림1] 70년대 고물가 국면에서 배당 수익의 역할이 중요
[마켓PRO] "2차전지, 클린에너지 테마가 시장 주도할 것"
물론 배당주식 등 인컴형 자산을 확대한다고 시장의 변동성을 완벽하게 피할 수 없지만,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추고 고정수익을 재투자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따라서 인컴형 자산을 포트폴리오에서 핵심자산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시가총액이 큰 중대형주 중심으로 변동성을 낮게 유지해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시장에서는 월배당 ETF의 라인업이 확대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월배당 ETF는 편입 자산에서 나오는 이자, 배당을 모아 월간 단위로 분배하는 ETF이다. 국내 월배당 ETF는 재투자의 기회를 좀 더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특히 연금계좌에서 투자한다면 절세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채권 매수의 기회

한국은행이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매파적 정책기조를 보이면서 시중금리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금리인상 사이클은 채권 투자에 좋은 기회라고 판단한다.

한국의 인플레이션 고점이 9~10월 중 확인된다면 4분기에는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경기둔화에 대한 리스크도 커질 수 있어 연말로 갈수록 장기채권에 대해서도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정책적으로 대내외 금리차에 따른 금리인상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한국은행 총재가 언급한 것처럼 100bp 정도의 금리차는 경험해봤고, 미국의 최종 기준금리가 3.8~4.0%로 예측된다면 한국의 통화정책은 점차 국내 상황에 집중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 관점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투자 테마 주목

‘주식은 사고 싶지 않을 때 사라’는 말이 있다. 과거 미국 시장의 조정은 장기 투자 측면에서 항상 기회였다. 실제로 1940년 이후 S&P500지수는 11차례의 약세장(고점대비 20% 이상 하락)을 경험했으며, 평균 하락률은 -35%였다. 그러나 지수가 약세장에 진입했을 때 시장을 매수하면 평균적으로 1년후 +13%, 3년후 +23%, 5년후 +4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잭슨홀 쇼크 이후 투자심리가 얼어붙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반세기만에 나타나고 있는 탈세계화 흐름은 오히려 테마 투자에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 하강 사이클에서는 기업들의 투자가 축소되지만, 탈세계화의 흐름이 강해질 경우 정부 주도의 투자 확대는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현재 탈세계화 흐름을 주도하는 국가는 미국으로 반도체 지원 법안과 인플레이션 축소 법안을 통해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클린에너지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드러내고 있다.

유럽 역시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 중단 및 클린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위해 지난 5월 Repower EU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은 이미 미국의 첨단기술 제재에 맞서기 위해 동수서산 프로젝트와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을 진행중이고, 경기둔화를 방어하기 위해 클린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가속하고 있다.성장이 귀해질수록 구조적 성장이 나오는 분야는 주목을 받게 되며 지금은 성장이 정부 주도의 투자로부터 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2차전지 및 클린에너지 테마가 테마 투자에서 주도적 위치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공급망의 내재화가 강화될수록 인건비 상승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는 하드웨어적으로 로보틱스/자동화 테마가, 소프트웨어적으로 소프트웨어/클라우드 테마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은 미국 반도체 업체들의 장기적 수혜이며, 고조되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사이버보안에 대한 투자 확대와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