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 비관론이 퍼지면서 배당주 중에서도 ‘알짜’ 종목을 골라내려는 시장 움직임이 분주하다. 투자정보매체 마켓워치가 지난 7일(현지시간) 2024년까지 배당금을 대폭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당주 20개를 선정했다.

마켓워치는 우선 S&P500 지수에 편입된 종목 중 미국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인 3.10%(지난달 29일 기준)보다 주당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들을 추렸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국채보다 수익성이 높은 배당주를 골라내기 위해서다. 이렇게 골라낸 종목 111개 중 시장조사기관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추정치를 기반으로 예상 배당성장률 상위 20개 종목을 선별했다. 배당성장률은 배당금이 해마다 증가하는 비율이다.

배당성장률이 가장 높을 종목으론 태피스트리가 꼽혔다. 2024년까지 배당금이 연평균 21.7%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태피스트리는 코치, 스튜어트 웨이츠만, 케이트 스페이드 등 미국 명품 브랜드를 보유 중인 패션업체다. 2022회계연도(지난해 7월~지난 6월) 매출이 66억8500만달러(약 9조2300억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실적에 힘입어 태피스트리는 지난달 연간 배당금을 주당 1달러에서 20%센트 올린 1달러20센트로 조정했다. 주당 배당수익률은 3.42%다.

공구업체인 스탠리블랙앤데커는 예상 배당성장률이 14.3%을 기록했다. 이 업체는 경제 성장 둔화를 고려해 지난 7월 올해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7.20~8.30달러에서 0.80~2.05달러로 대폭 낮췄다. 수익성 악화로 주가도 연초 대비 47%나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이 업체는 146년 연속으로 배당금을 지급하며 수차례의 경기 불황에도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제공한 이력이 있다.

이외에 배당성장률이 10%를 상회할 만한 기업으론 암젠(12.0%), 뉴욕멜론은행(10.5%), 포드(10.4%) 등이 꼽혔다. 마켓워치가 선정한 배당주 20곳은 모두 배당성장률 예상치가 7%를 웃돌았다.

맷 퀸란 프랭클린에쿼티그룹 수석 관리자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면 배당주 투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당장의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도 좋지만 긴 호흡으로 연간 배당성장률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