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범 운영 중인 공공형 계절근로사업 도입 시기를 기존 계획보다 3년 앞당기기로 했다. 코로나19 발생 후 더욱 심화된 농촌 일손 부족 현상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서다. 공공형 계절근로는 농협이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직접 고용해 일손이 필요한 농가에 대행 방식으로 보내주는 사업이다.

정부는 8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연 제6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공공형 계절근로사업 도입 시기 변경 등의 내용을 담은 ‘농업 계절근로자 관리체계 개선 방안’을 심의·확정했다. 이에 따라 당초 2027년까지 17개 지방자치단체에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던 공공형 계절근로사업 도입을 2024년까지 끝내기로 했다. 현재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은 아산시·무주군·임실군·부여군·진안군 등 5개 지자체에서 시범적으로 시행 중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외국인 166명이 이 지역에서 일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은 하루 단위로 계절 근로자를 받을 수 있어 농가의 반응이 좋다”며 “단기적 인력 수요에 대응할 방안인 점을 고려해 도입을 서두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계절근로자 유치·관리업무를 대행하는 전문기관도 두기로 했다. 지금은 각 지자체가 해외 지자체와 직접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외국인 근로자를 유치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MOU 체결 자체에 과다한 행정력이 투입되고 일부 국가에 MOU가 집중되는 등 효율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농가가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근무처를 변경하는 것도 이전보다 쉬워진다. 지금은 엄격한 요건 때문에 근무처 변경 자체가 어렵고, 변경하더라도 근로자 한 명당 수수료 6만원을 내야 한다. 앞으로는 정당한 사유로 근무처를 바꾸려는 농가는 수수료를 면제받는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배정을 신청한 고용주끼리 필요에 따라 근로자를 바꿔 농업 현장에 투입하는 ‘품앗이’ 방식도 허용하기로 했다.

일부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체류 기간도 늘어난다. 성실근로자로 인정받은 외국인은 최대 10개월간 체류할 수 있다. 현재 체류 기간은 최대 5개월이다. 계절근로 자격으로 국내에서 5년 이상 일했을 경우엔 농업 숙련 인력 체류자격(E-7-5)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유치를 통해 농가 인력난을 해소할 방침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배정 인원은 1만6924명(7월 말 기준)으로 지난해(6216명)보다 172.2% 증가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