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이어 구찌도 초대형 패션쇼…'명품★핫플' 서울의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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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경복궁서 11월 공식 패션쇼
靑 화보 논란 이후, 취소 위기 몰려
"안전 철저 이행"…구찌 요청에 허가
디올도 梨大서 패션쇼로 주목
韓 명품시장 급성장에
위상 커져
靑 화보 논란 이후, 취소 위기 몰려
"안전 철저 이행"…구찌 요청에 허가
디올도 梨大서 패션쇼로 주목
韓 명품시장 급성장에
위상 커져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서울 경복궁에서 알레산드로 미켈레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CD)의 패션쇼를 오는 11월 개최한다. 구찌가 서울에서 일부 VIP 고객 등을 대상으로 소규모 호텔 패션쇼를 한 적은 있지만, 세계 ‘구찌 마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대규모 공식 패션쇼를 여는 건 1921년 피렌체 첫 매장 오픈 후 처음이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디올’도 지난 5월 세계 대학 캠퍼스 중 처음으로 이화여대에서 패션쇼를 개최해 럭셔리업계의 이목을 끈 바 있다. 이처럼 주요 명품 브랜드의 패션쇼가 잇달아 열리면서 서울이 세계 명품업계의 ‘핫플’로 떠올랐다.
원래 이 패션쇼는 지난달 있었던 한 국내 패션잡지의 청와대 화보 촬영이 사회적 논란거리로 떠오르면서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해당 패션잡지가 청와대에서 한복 화보를 촬영한 것을 두고 “문화유산을 돈벌이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한국의 문화유산을 알릴 좋은 기회”라는 문화재청의 판단이 나오면서 상황이 확 바뀌었다. 구찌는 5월 이탈리아 남부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카스텔 델 몬테’(몬테성)에서 열린 패션쇼를 들어 “홍보 효과가 상당했다”는 점을 어필했다.
“경복궁을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인데 왜 취소하느냐”는 여론의 질타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경복궁 구찌 패션쇼가 취소됐다는 언론 보도 이후 구찌 측에서 강력한 개최 의지를 보였다”며 “구찌가 경복궁 안전·보존 조치에 관한 철저한 이행계획서를 지난 5일 제출했고, 최종 허가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패션쇼가 미켈레 CD의 첫 서울 패션쇼라는 점도 국내 ‘패피(패션피플)’를 흥분시키고 있다. 미켈레는 2015년 구찌의 CD가 된 뒤 브랜드 매출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켜 ‘글로벌 패션업계의 예수’라는 별명을 얻은 인물이다. 이번 패션쇼에서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새로운 의상을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16조2290억원이던 시장 규모는 작년 18조632억원으로 11.3% 늘었다. 핸드백 하나에 수천만원에 달하는 ‘에(에르메스)·루(루이비통)·샤(샤넬)’를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들어가는 ‘오픈런’도 일상화했다. 구찌는 이런 점을 고려해 지난해 5월 지상 1~4층, 연면적 1015㎡ 규모의 ‘구찌가옥’을 한남동에 여는 등 한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뜨거운 점도 고려 대상이다. 한국에서 개최하는 패션쇼에 한국 연예인이 다수 참석하면 홍보 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명품 브랜드들은 과거 한국 연예인을 홍보모델로 쓸 때 한국에서만 활동하는 모델이라는 뜻으로 ‘코리아 앰배서더’라고 칭했으나, 최근에는 ‘글로벌 앰배서더’로 고용하고 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요즘 세계 명품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도시”라며 “음식, 미술 등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명성이 높아지는 게 본사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성수영 기자 bjc@hankyung.com
프랑스 패션 브랜드 ‘디올’도 지난 5월 세계 대학 캠퍼스 중 처음으로 이화여대에서 패션쇼를 개최해 럭셔리업계의 이목을 끈 바 있다. 이처럼 주요 명품 브랜드의 패션쇼가 잇달아 열리면서 서울이 세계 명품업계의 ‘핫플’로 떠올랐다.
우여곡절 끝에 성사
구찌는 11월 1일 경복궁에서 ‘구찌 코스모고니’ 컬렉션의 패션쇼를 개최한다고 8일 발표했다. 코스모고니(cosmogonie)는 ‘우주 생성론’이란 뜻의 이탈리아어다. 구찌 측은 “경복궁은 왕실 천문대를 갖추고 천문학 연구가 이뤄진 장소로, 코스모고니 컬렉션을 소개하기에 완벽한 장소”라고 설명했다.원래 이 패션쇼는 지난달 있었던 한 국내 패션잡지의 청와대 화보 촬영이 사회적 논란거리로 떠오르면서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해당 패션잡지가 청와대에서 한복 화보를 촬영한 것을 두고 “문화유산을 돈벌이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한국의 문화유산을 알릴 좋은 기회”라는 문화재청의 판단이 나오면서 상황이 확 바뀌었다. 구찌는 5월 이탈리아 남부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카스텔 델 몬테’(몬테성)에서 열린 패션쇼를 들어 “홍보 효과가 상당했다”는 점을 어필했다.
“경복궁을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인데 왜 취소하느냐”는 여론의 질타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경복궁 구찌 패션쇼가 취소됐다는 언론 보도 이후 구찌 측에서 강력한 개최 의지를 보였다”며 “구찌가 경복궁 안전·보존 조치에 관한 철저한 이행계획서를 지난 5일 제출했고, 최종 허가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패션쇼가 미켈레 CD의 첫 서울 패션쇼라는 점도 국내 ‘패피(패션피플)’를 흥분시키고 있다. 미켈레는 2015년 구찌의 CD가 된 뒤 브랜드 매출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켜 ‘글로벌 패션업계의 예수’라는 별명을 얻은 인물이다. 이번 패션쇼에서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새로운 의상을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
왜 한국인가
구찌, 디올 등이 잇달아 한국을 찾는 것은 세계 명품시장에서 ‘핫플’로 뜬 한국의 위상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패션·유통업계의 시각이다. 명품 브랜드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국 명품시장이 급성장세를 타고 있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16조2290억원이던 시장 규모는 작년 18조632억원으로 11.3% 늘었다. 핸드백 하나에 수천만원에 달하는 ‘에(에르메스)·루(루이비통)·샤(샤넬)’를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들어가는 ‘오픈런’도 일상화했다. 구찌는 이런 점을 고려해 지난해 5월 지상 1~4층, 연면적 1015㎡ 규모의 ‘구찌가옥’을 한남동에 여는 등 한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뜨거운 점도 고려 대상이다. 한국에서 개최하는 패션쇼에 한국 연예인이 다수 참석하면 홍보 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명품 브랜드들은 과거 한국 연예인을 홍보모델로 쓸 때 한국에서만 활동하는 모델이라는 뜻으로 ‘코리아 앰배서더’라고 칭했으나, 최근에는 ‘글로벌 앰배서더’로 고용하고 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요즘 세계 명품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도시”라며 “음식, 미술 등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명성이 높아지는 게 본사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성수영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