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부서, 공조 요청해 1시간 만에 우편물 수거…"채무 사실 없는 수신자에게 보내 돈 뺏는 신종 피싱 수법"
채무 독촉장 배송 알바 한 20대, 경찰에 알려 피싱 피해 막아
"오늘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잘못된 일을 한 것 같아요.

"
지난 5일 오후 5시 30분께 광주 남부경찰서 지능팀에 앳돼 보이는 20대 남성 A씨가 찾아왔다.

난감한 표정의 A씨는 경찰에게 핸드폰을 건네며 안에 담긴 사진을 보여줬다.

사진에는 한 채권추심 업체 이름으로 보내는 채무 독촉 우편물이 담겨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돈이 필요했던 A씨는 최근 아르바이트 플랫폼에서 구직 활동을 하다 우편물 배송 아르바이트를 발견했다.

구직 지원을 해 합격한 A씨는 이날 아침 업체에서 알려준 장소를 직접 찾아가 우편물 4개를 손에 넣었다.

업체에서는 이 우편물을 무사히 배달하면 하루 일당 10만원을 주기로 했다.

A씨는 이날 광주 광산구와 서구, 전남 나주 등 총 4개의 주소지 우편함에 우편물을 넣었다.

하지만 내내 꺼림칙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결국 A씨는 우편물 봉투를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뒤 집으로 가는 길에 경찰서에 들렀다.

이야기를 듣던 지능팀은 이 일이 채무 사실이 없는 수신자에게 채무 독촉 안내장을 보내 돈을 빼앗는 신종 피싱 사기라는 걸 직감했다.

지능팀은 곧바로 관할 경찰서에 공조 요청을 보내 우편물을 수거하고 우편물을 받은 시민들에게 피싱 위험성을 안내하도록 요청했다.

경찰의 발 빠른 대처로 우편물은 1시간 만에 모두 수거됐고, 다행히 관련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어 경찰은 당황한 A씨를 안심시키면서도 "처음에는 우편물을 전달하는 일을 시키다가 나중에는 현금 수거책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다시는 그 업체에 연락하지 말고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김재언 수사과장은 "이 수법은 지금껏 확인되지 않은 신종 피싱 수법"이라며 "수상한 우편물이 왔을 때는 즉시 경찰에 신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