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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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가 '일단' 진정됐다.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자신감도 확대되면서 미 증시는 반등했다. 유가는 경기침체 우려 탓에 하락했다.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우려는 엇갈릴뿐 늘 공존하고 있다. 약세를 보여온 한국 증시도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 한국 증시 반발매수 기대감↑

8일 국내 증시는 전일 과매도 인식과 미국 증시 반등, 원달러 환율 급등세 진정 등에 힘입어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하락(성장주), 유가하락(항공주 등), 아이폰 신규 공개(애플 밸류체인 관련주 등)와 같이 개별 호재성 재료로 업종 및 테마간 반등 탄력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내일부터 국내 증시는 연휴에 들어가는 만큼, 해당 기간 중 ECB 통화정책회의 이후의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한 관망 심리도 상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에서 인플레 둔화에 대한 자신감이 확대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된 점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374.27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11원 하락 출발, 코스피는 0.8%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미국 증시 급등, 환율 하락, 유가 급락 등 우호적 요인으로 국내 증시는 1% 가까운 강세 출발이 전망된다"며 "마이크론의 부진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강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점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 美 증시 반등+경기침체 우려에 유가 급락

미국 증시는 7일(현지시간)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채 금리와 국제 유가의 진정에 힘입어 오랜만에 반등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435.98포인트(1.40%) 오른 3만1581.2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71.68포인트(1.83%) 상승한 3979.8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6.99포인트(2.14%) 급등한 1만1791.9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시장 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날 3.339%에서 3.264%로 떨어졌다. 시장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상황에서 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부의장의 이날 연설이 시장에 일부 안도감을 제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기준금리가 더 올라야 한다"면서도 "과도한 긴축과 관련된 리스크에 대해서도 유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후자에 더 주목했다.

유가는 세계 경기 둔화에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로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94달러(5.69%) 하락한 배럴당 81.9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1월 11일 이후 최저치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연장 속에 중국 경제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 美 베이지북 "경제성장 전망 여전히 미약…인플레 약간 완화"

미국의 경제성장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부정적이라고 미 중앙은행(Fed)이 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미래 경제성장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대체로 미약하다"며 "다수 지역은 향후 6∼12개월간 추가 수요 약화 전망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번 베이지북은 지난 7∼8월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것으로, 오는 20∼21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Fed는 미국 경제가 "7월 초 이후 종합적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면서 12개 관할 구역 중 9곳에서 "물가상승률이 일정 부분 둔화를 보고했지만, 여전히 물가는 상승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물가 수준이 "매우 높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언급도 보고서에 담겼다. 이에 따라 연준이 9월 FOMC 정례회의에서도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 유럽도 자이언트스텝?

유럽중앙은행(ECB)이 8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결과는 오후 9시15분(한국 시각) 발표한다. ECB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려 2014년 이후 유지한 마이너스 금리를 벗어났다. 인플레이션이 워낙 심각해 이날 회의에서도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다만 얼마나 올릴지에 대해선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현재 시장은 자이언트스텝(75bp 인상)으로 기울어져 있다. 독일 등 주요국 인플레이션이 10%가 넘는 상황인데 아직도 기준금리는 0%대이기 때문이다. 도이치뱅크는 “시장은 ECB가 올해 남은 기간 175bp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주 75bp 인상과 10월, 12월 각각 50bp 인상이 예상된다”고 했다.

■ 한미, '전기차 차별' 별도협의체 구성

한미 양국 정부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별도 협의 채널을 구성키로 했다.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고 양측이 밝혔다.

안 본부장은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USTR과 양자간 협의체 구성을 오늘 (합의)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개시키로 했다"며 "최대한, 가능한 많은 대안에 대해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미 양국 정부간 별도 협의체 구성에도 불구하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에 관한 내용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어 미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가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