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총국과 연계돼 사치품 조달하려 자금세탁 혐의…내년 1월 선고 예정
북한인 문철명, 미 법정서 '北자금세탁' 범죄사실 인정
북한 자금을 세탁한 혐의로 미국에서 구속기소 된 북한 국적자 문철명(56)이 사실상 범죄 혐의를 인정했다.

미국 연방법원 전자 기록시스템에 따르면 문철명은 지난 6일 워싱턴 DC 연방법원에서 개최된 사전심리에 출석해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인정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8일 보도했다.

문씨는 2013년 4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미국 금융시스템에 부정하게 접근해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하고 160만 달러(약 20억원) 규모의 자금세탁에 관여한 혐의로 2019년 5월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문씨는 이 기간 미국 기술이 사용된 제품이나 농산물, 술, 담배 같은 사치품을 북한 구매자에게 제공하려고 미국 금융체계를 이용해 미화 120만 달러를 거래했다고 VOA는 전했다.

문씨는 북한 조선무역은행의 중국 선양 소재 위장회사인 '밍젱'을 비롯한 북한의 위장회사가 싱가포르로 약 40만 달러를 송금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문씨는 2019년 6월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체포됐으며, 지난해 3월 북한 국적자로는 처음으로 미국으로 송환됐다.

문씨가 송환됐을 당시 미국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문씨가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돼 있으며 그의 자금세탁은 북한에 사치품을 조달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북한은 문씨의 송환에 반발해 지난해 3월 말레이시아와 단교를 선언하고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대사관을 철수했다.

문씨의 최종 선고기일은 내년 1월 20일로 잡혔다.

문씨에게 적용된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최대 100년의 징역형과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추징금이 선고될 수 있었으나 그가 범죄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 실제 형량은 이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VOA는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