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2030년 사우디아라비아 월드컵 축구 유치 반대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AI)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월드컵 개최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dpa통신은 10일 "국제앰네스티가 FIFA에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 희망국의 인권을 하나의 기준으로 적용한다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월드컵이 열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2030년 월드컵 개최국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집트, 그리스와 함께 3개국 공동 개최를 희망한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앰네스티는 FIFA에 "개최 희망국의 인권 상황을 평가 기준의 하나로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영국 앰네스티의 펠릭스 제이큰스 담당관은 영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영국 프로축구 뉴캐슬을 사들이고, 앤서니 조슈아 권투 경기나 포뮬러 원(F1) 대회 유치, LIV 골프 시리즈 후원 등에 나서는 것을 보면 2030년 월드컵 유치에도 도전할 것이 분명하다"고 전망하며 "월드컵 개최는 사우디아라비아 '스포츠 워싱'의 최정점에 해당하는 사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워싱'은 스포츠 팀을 후원하거나, 대회를 개최해 외부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 해당 국가 또는 기업 내의 문제를 덮으려는 시도를 의미한다.

국제앰네스티, 2030년 사우디아라비아 월드컵 축구 유치 반대
제이큰스 담당관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주도로 스포츠 워싱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기간에 사우디아라비아 인권 상황은 더 나빠졌다"며 "사우디아라비아가 2030년 월드컵 유치에 공식적으로 나선다면 FIFA는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에 월드컵 개최권을 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의 끔찍한 인권 상황을 FIFA 기준에 맞춘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월드컵 개최국이 되는 것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올해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2026년에는 캐나다, 미국, 멕시코의 3개국 공동 개최로 월드컵이 열린다.

2030년에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공동 개최,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칠레, 파라과이 4개국 공동 개최 등의 조합이 유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월드컵 공동 개최는 2002년 한국과 일본이 유일하고 2026년이 두 번째다.

2030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그리스가 실제로 공동 개최권을 따내면 사상 최초로 다른 대륙 국가들의 월드컵 공동 개최가 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도 도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