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재즈 음악극은 지난해 10월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의 제물포(인천)를 배경으로 제작·공연된 재즈 음악극 ‘제물포, 더 재즈 예그리나’의 후속편이다.
‘예그리나 in 제물포구락부 1926’은 한국계 미국인 응수가 1920년대 일제강점기에 제물포를 방문한 여행기이다. 응수는 의병 활동에 참여했던 어머니가 죽음을 앞두고 미국인 선교사에 맡겨진 아이였다.
당시 제물포는 국적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 미국에서 제물포에 도착한 응수는 아이·어른 할 것 없이 다양한 삶을 찾고 있는 제물포에서 활기를 느끼며 이들의 삶에서 재즈의 즉흥 선율을 떠올린다.
그는 러시아계 일본인 에바를 만나 사랑을 꿈꾸고, 그의 영감을 받아 ‘사랑하는 우리 사이’ 란 의미를 담은 ‘예그리나’란 노래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부르게 한다. 이 노래는 사람들 사이에 급속히 퍼져 저항의 상징으로 급부상한다. 제물포 주민들의 항일 투쟁 노래가 됐다.
응수는 일본 군인들에 의해 고문을 당하게 되고 사랑하던 사이였던 에바와의 이별을 맞이한다. 그는 현장에서 벌어진 총격전에서 삶을 마감하게 된다.
이 작품은 재즈 특유의 음악적 어법으로 만든 재즈 음악극이다. 최근 장르 간의 협업과 유행을 반영한 작품이기도 하다. 재즈가 음악의 범위를 넘어 연극, 뮤지컬, 역사물과 만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공연은 이달 17일과 24일, 다음달 1일과 8일에 열린다. 오후 1시와 4시 30분에 두 차례 공연이 준비됐다. 관객은 항동 3가에 있는 하버파크호텔에서 모여서 제물포 시민 등록증을 발급받고 개화기 의상을 착용 후 전동차로 제물포구락부까지 이동한다. 구락부에서 재즈 음악극을 감상하고 다시 개항장거리로 이동하면서 공연을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갖는다.
최부미 대표는 “재즈의 매력을 통해 인천의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다”며 “매력적인 스토리, 캐릭터, 환상적 선율의 재즈 음악과 마술쇼 등 대중성과 작품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완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