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교역증가에 경기도서도 발생 잇따라…자체 진단실 구축, 방제 총력
과수화상병부터 유럽고추나방까지…골칫거리 외래병해충 증가세
기후 변화와 국제 교역의 증가로 외래 병해충이 갈수록 늘어나며 국내 농가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12일 경기도와 경기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올해 들어 과수화상병이 7개 시군, 79개 농가(배 60·사과 17), 36.1㏊에서 발생했다.

'과수구제역'으로 불리며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과수화상병은 2015년 안성에서 최초 확인된 이후 지난해에는 전국 5개 도, 22개 시군, 618개 농가의 과수 288.9ha에서 발생했다.

도내에서만 2019년 18.6㏊, 2020년 85.6㏊, 2021년 99.3㏊로 매년 확산하면서 과수농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나마 올해 확산세가 다소 주춤한 양상을 보이는 것은 봄 가뭄 영향으로 추정된다.

꽃이 피고 가지가 자라는 5~6월에 비가 자주 내리면 비에 씻긴 병원균이 빗물을 타고 전염이 확산하는데, 지난 겨울부터 올 초여름까지 가뭄이 지속하며 전염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과수화상병은 더위가 극심한 8월 들어서는 소강상태를 보이는 데 여전히 1주에 1~2농가씩 발생하고 있다"며 "기온이 내려가는 10~11월 다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예찰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과·배 등 장미과 180여종에서 발병하는 과수화상병은 전파 속도가 빠르고 치료약제가 없어 발생하면 10일 이내에 매몰하고 이후 3년간 피해를 본 기주식물을 심을 수 없어 피해가 막심하다.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외래병해충(검역병해충) 중에서 과수화상병처럼 '금지병해충'은 아니지만 '관리병해충'인 국화줄기괴저바이러스와 유럽고추나방이 올해 경기도 내에서도 처음 발견됐다.

과수화상병부터 유럽고추나방까지…골칫거리 외래병해충 증가세
2013년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국화줄기괴저바이러스는 올해 6월 도내 화훼농가 1곳에서도 확인해 전량 방제 처리됐다.

국화줄기괴저바이러스는 주로 꽃노랑총채벌레로 전염되는데, 줄기가 흑갈색으로 변하면서 잎과 잎자루 일부가 괴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럽고추나방의 경우 지난 7월 블루베리 농장에서 발견돼 토양살충제 살포를 통한 방제를 시행했다.

식물 검역병해충이 증가하자 경기도농업기술원은 10억원을 들여 고위험 병해충을 자체적으로 검사·분석하는 현장진단 실험실을 11월 중 신설 목표로 구축 중이다.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새로운 식물 검역병해충의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에 대응해 검역병 의심주를 신속하게 정밀진단해 방제 체계를 구축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