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제 그만 집안싸움 하고 당 안정시켜 대통령 도와라"
野 "김건희 여사는 다 봐주면서…尹정부, 민생 뒷전·정치검찰 상전"

엇갈린 추석민심…"'겹겹방탄' 이재명" vs "尹정부와 잘 싸워야"
여야는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추석 밥상머리 민심으로 '민생'을 앞다퉈 거론했다.

정치권이 정쟁에만 매달리느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에 시달리는 민생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였다.

그러나 민생을 돌보는 방법론에선 여야 간 시각차를 보였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와의 법정다툼 등 극한으로 치달은 당 내홍을 수습해 정기국회에 집중해야 한다는 추석 민심을 전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바짝 날을 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정권교체 후 첫 정기국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민생·인사·측근 문제 등 각종 난맥상을 지적하며 대정부 투쟁·견제에 방점을 찍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추석 민심이 말하는 정치는 '정쟁'이 아니라 '민생'"이라며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고, 국회를 약자와 미래가 함께하는 민생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역대 최악의 '겹겹 방탄' 뒤에 숨은 이 대표는 민심을 기만하지 말고 법과 국민 앞에 서라"라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어떤 불의에도 굴하지 않고 법치와 약자와 미래가 있는 민생의 가치를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고위당직자 회의를 소집하고 추석 민심을 돌아봤다.

정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물가가 많이 뛰어 장보기 어렵다는 목소리, 민생경제의 팍팍한 현실에 많이 힘들어 하시는 국민의 어려움을 읽을 수 있었다"며 "이와 함께 윤석열 정부의 국정 안정이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등 추석민심을 토대로 심기일전하겠다"고 말했다.

유경준 의원(서울 강남병)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 내홍에)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이제는 그만 싸우고 당을 안정시켜서 민생을 챙기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대구·경북(TK) 지역 한 의원은 통화에서 "물가와 금리가 너무 올라서 집권여당이 경제적인 문제를 해소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과 함께, 당을 빨리 안정시켜서 윤석열 대통령을 도우라는 이야기가 주로 나왔다"고 말했다.

당 내홍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를 비판하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영남지역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 전 대표를 살려야 한다는 의견은 거의 없었다.

이 전 대표가 당내 갈등에 책임을 지고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당 내분의 가장 큰 원인이 윤 대통령에 있다는 의견도 들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의혹엔 엄정하게 대처하는 한편 대통령실이 (내홍에도) 큰 정치를 해달라는 주문"이라고 말했다.

엇갈린 추석민심…"'겹겹방탄' 이재명" vs "尹정부와 잘 싸워야"
민주당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경제 상황이 어려우니 민생을 잘 챙기라'는 요구와 함께 '윤석열 정부에 맞서 잘 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조정식 사무총장(경기 시흥을)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추석민심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말하는 추석민심은 한마디로 불안이었고 윤석열 정부에 대해 '민생은 뒷전, 정치검찰은 상전'이라고들 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맞이하는 첫 명절에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지만 고물가·금리 부채 등으로 민생 회복은 더디기만 하다"고 말했다.

김원이 의원(전남 목포)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고유가 등으로 '고고행진'에 서민들이 힘드니 민생을 잘 챙기라는 요구가 컸다"며 "야당답게 윤석열 정부와 '잘 싸워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았다"고 전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실과 외교 통상 관련 부처들은 무엇을 하고 있나"(문진석·충남 천안갑), "한국 기업은 미국에 수백조를 투자하는데 인플레 감축법으로 한국 전기차 지원이 빠져 '글로벌 호구'가 된 것 아니냐"(김정호·경남 김해을) 등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 대표를 기소한 검찰에 대한 불평불만과 함께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허위학력·허위경력 등 의혹에 대한 질책도 있었다.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을)은 "김건희 여사는 다 봐주면서 '왜 별것도 아닌 것으로 이재명한테 그러느냐'는 몇몇의 이야기도 있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이 잘 싸워야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정호 의원(경남 김해을)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 머무는 이유 중 하나에 김 여사 의혹이 있다"며 "뻔뻔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 같다는 반응과 학위를 반납해야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