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을 맞아 저렴한 전셋집을 찾는 실수요자가 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올초보다 1억~2억원 이상 내린 값에 새집을 구할 수 있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지역(규제지역 기준)은 인천 연수구(누적 -8.08%)로 나타났다. 이어 수원 영통구(-6.33%), 인천 서구(-5.81%), 인천 중구(-4.53%), 경기 양주(-4.15%), 안양 동안구(-3.69%) 등의 순이었다.

전셋값 하락폭이 큰 지역들은 대규모 택지지구가 조성 중이거나 택지지구 인근인 경우가 많다. 송도신도시가 있는 인천 연수구와 검단신도시를 조성하는 인천 서구가 대표적이다. 올해에만 1만2000여 가구 입주가 몰린 검단신도시의 전용면적 84㎡ 아파트는 올초 대비 전셋값이 1억원 이상 떨어졌다. 3개월 전까지만 해도 3억3000만~3억5000만원 수준이던 ‘예미지 트리플에듀’ 전용 76㎡ 전셋값은 현재 2억5000만원 수준까지 내렸다.

올해 입주 물량이 1만 가구를 넘는 수원 영통구 아파트 전셋값도 큰 폭으로 조정되고 있다. 망포동 ‘힐스테이트 영통’ 전용 84㎡는 5억원대 전세 물건이 시장에 나왔다. 최고가인 9억6500만원(작년 2월)에 비해선 4억원 가까이 낮은 전셋값이고, 지난달 실거래가 6억5000만원에 비해서도 1억~1억5000만원 떨어졌다.

경기 북부 지역에서 새집을 구한다면 한창 입주민을 맞고 있는 양주 옥정신도시를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 5월 입주를 시작한 ‘옥정중앙역중흥S클래스 센텀시티’는 입주 초보다 1억원 넘게 전셋값이 떨어졌다. 4월 3억2000만원(최고가)이었던 전용 84㎡는 최근 2억~2억4000만원에 계약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인천은 올해 4만2605가구, 내년 4만3228가구가 입주에 들어간다. 수원과 양주도 각각 내년 1만451가구, 1만1714가구씩 1만 가구 이상의 신규 아파트가 공급된다. 입주 물량이 몰린 지역의 전셋값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