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고용에도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미국인들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플로리다주 할렌데일비치의 월마트 매장에서 한 여성 손님이 마스크를 쓰고 장을 보고 있다.  사진=AFP
미국 플로리다주 할렌데일비치의 월마트 매장에서 한 여성 손님이 마스크를 쓰고 장을 보고 있다. 사진=AFP
12일(현지시간) 마켓워치가 ‘재정건전성관련 2022트렌드리포트’를 인용한데 따르면, 재정적으로 건강하다고 응답한 미국인이 올해 31%로 지난해보다 3% 줄었다. “재정적으로 그럭저럭 버틴다”는 응답은 55%, 재정적으로 취약하다는 답변은 15%로 나타났다.

또 79%의 미국인이 자신이 버는 것과 같거나 적게 지출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해 86%보다 6% 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설문조사가 실시된 지난 5년중 가장 낮다.

이 조사에서 ‘재정적으로 건강한’ 기준은 △버는 것보다 적게 쓰고 △전기 수도 가스 요금 등을 제때 내며 △충분한 유동적 저축과 장기 저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2022년 4월부터 5월까지 미 전역의 6,595명을 대상으로 한 올해 조사에서는 또 최소 3개월의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는 미국인의 비율도 지난해 61%에서 2022년 58%로 떨어졌다. 40%만이 재정적으로 자신이 있고, 장기적인 재정 목표를 달성하는 궤도에 있다고 답변했다.

이 보고서의 연구 책임자인 안젤라 폰테스는 “올해는 중산층에서 고소득층 사이에서도 재정 건전성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장 큰 감소(7% 포인트)는 연간 소득이 60,000달러~ 100,000 달러 사이인 미국인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재정적 건전성이 하락했다는 그룹은 10만 달러 이상 소득 그룹으로 재정적으로 건전하다는 답변이 전년보다 4% 줄었다.

폰테스 책임자는 재정건전성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소비자 물가 상승과 시장 변동성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7월 물가상승률은 40년 만에 최고치로 1년사이 8.5% 상승했다. 특히 저소득일수록 가스와 식료품 유틸리티 같은 필수품 지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8월에 13.1%로 197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무 사이트인 렌딩 트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70%가 외식을 줄였고, 64%가 식료품 비용을 댈 수 있을지 걱정한다고 응답했다.

이와 함께 2020년 초부터 아동 세액 공제 확대, 실업 수당 강화, 경기 부양 수당 등 다양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가계를 도왔으나 대부분 종료되면서 가계 소득 감소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 에너지 지원 협회의 마크 울프전무는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치솟은 공과금을 1개월~3개월 연체한 가구가 미국내에 2천만 가구 이상이라고 밝혔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