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비무장 안전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잇따른 포격 사태로 방사능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사진)은 12일(현지시간) IAEA 이사회에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한 운영을 방해하는 포격을 중단하려면 안전구역 설정이 시급하며 이를 위해 당사국과 협의를 시작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안전구역은 원전의 냉각 시설 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발전소와 외부 전력 공급시설에 대한 반복적인 포격을 막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안전구역 설정을 둘러싼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안전구역 설정을 위한 협의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냈다"면서 "현재 논의 중인 사안 중에는 안전구역의 반경, (원전에 상주 중인) IAEA 직원의 역할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안전구역 설정 방안이 원전 일대에서의 휴전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휴전까지 포함하는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은 3월 초 러시아에 점령된 뒤 포격으로 인한 핵 재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IAEA는 사찰단을 보내 현장 상황을 점검한 뒤 지난 6일 보고서를 통해 원전의 안전을 위해 포격을 중단하고 주변을 비무장 지역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