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키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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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유럽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달러 강세도 진정되는 모양새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글로벌 주식시장이 2~4%가량 오른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지수도 반등에 나서 2400선을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 국내 증시 외국인 수급 개선 전망

추석 연휴기간 미국 증시가 매파적인 중앙은행(Fed) 위원들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약세를 기반으로 지속 상승한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 증시뿐 아니라 대부분의 글로벌 주식시장은 연휴 기간 2~4% 내외 강세를 보인 점은 전반적인 투자심리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뉴욕 연은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크게 하향 조정된데 이어 글로벌 상품 가격 하향 안정과 공급망 불안 완화 등도 우호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3일 국내 증시도 연휴기간 호재를 일시에 반영하면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G2의 인플레 지표 둔화, 달러화 강세 진정, 애플발 호재(아이폰 14 수요 호조) 등으로 외국인 수급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도 "중국 생산자물가지수 완화, 유럽 에너지 리스크 완화, 달러 약세는 국내 증시에 큰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이같은 기조는 태양광, 조선, 방산 등의 주도업종보다는 그동안 소외됐던 수출 대형주에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375.60원으로 이를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은 6원 하락 출발, 코스피는 1.5% 내외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美 증시 CPI 발표 앞두고 상승 마감

미국 증시는 이번 주 나올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에 상승했다. 12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229.63포인트(0.71%) 오른 3만2381.3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3.05포인트(1.06%) 상승한 4110.41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54.10포인트(1.27%) 반등한 1만2266.41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13일 나올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를 앞두고 물가 상승률이 둔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8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오르고, 전월보다는 0.1%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조사한 8월 기대 인플레이션은 이전보다 낮아졌다.

시장은 오는 20~21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CPI가 예상과 달리 상승하는 흐름을 나타낼 경우 Fed의 긴축에 더욱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나면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주는 FOMC를 앞두고 Fed 위원들의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이다.

■ 유가, 달러 약세에 3거래일째 상승

뉴욕유가는 달러 약세와 러시아산 원유 수출 차단 가능성에 3거래일째 올랐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99센트(1.14%) 오른 배럴당 87.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3거래일 연속 올랐다.

최근 들어 달러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고치에서 하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달러로 표시된 원유 가격이 싸 보여 해외 트레이더들의 원유 매입 수요를 자극한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달러지수는 이날 0.7%가량 하락한 108.355에서 거래됐다.

■ 중국 경기둔화 속도 주목

중국에선 오는 16일 발표 예정인 8월 주요 경제지표가 관심을 끈다. 코로나19 통제와 전력난 등으로 7월까지 이어진 중국 경기 하강세가 8월에도 지속됐는지, 정부 부양책은 얼마나 효과를 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5월 -6.7%(전년 동월 대비)에서 6월 3.1%로 반등했다가 7월에 2.7%로 다시 내려갔다. 8월 시장 예상치는 4%다. 기업활동 지표인 산업생산 증가율 예상치는 4%로 7월(3.8%)보다 다소 올라간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을 읽을 수 있는 고정자산투자(연간 누적) 증가율은 전월 5.7%에서 8월 5.6%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 정부의 핵심 목표 중 하나인 도시실업률 예상치는 5.4%로 전월과 같다.

■ 구조조정의 시대 오나...국내 '한계기업' 2년 전보다 24%↑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 수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3일 인천대 김윤경 교수에게 의뢰해 작성한 '기업구조조정 제도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계기업은 영업 활동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재무적 곤경 상태가 지속되는 기업으로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 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2021년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의한 법률'(외감법)을 적용받는 비금융기업 2만2388개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계기업은 2823개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283개)보다 23.7% 늘어난 것이다.

김윤경 교수는 "한계기업은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정상 기업의 인적, 물적 자원 활용을 제한하고 경제 효율성을 감소시켜 국가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등을 개선하고 상시화해 기업의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 활성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