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한 부동산에 '월세' 상담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뉴스1
서울 도심의 한 부동산에 '월세' 상담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뉴스1
기준금리 인상과 전세 보증금 사기 증가 등으로 최근 2년 사이 월세를 선호한다는 임차인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은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이용자 1306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 임차인의 42.6%가 월세를 선호한다고 답했다고 13일 밝혔다. 2020년 10월 같은 설문에서 월세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17.9%에 그쳤던 것에 비해 월세 선호 비중이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임차인이 월세를 선호하는 이유는 △목돈 부담이 적어서(40.4%) △사기, 전세금반환 등 목돈 떼일 부담이 적어서(20.7%)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져서(13.5%) △단기 계약이 가능해서(11.2%) 등의 순이었다. 특히 '사기, 전세금반환 등 목돈 떼일 부담이 적어서'라는 답변이 2020년 11.4%에서 2년 만에 두 배가량 늘었다.

월세 선호가 크게 늘어났지만, 여전히 전세 선호 비중이 높았다. 임차인의 57.4%가 전세를 선호했고 전세를 살고 있는 임차인의 85.4%는 향후에도 전세 거래를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20~30대에서 60% 이상이 ‘전세’를 선호해 다른 연령대(40~50%대)보다 높게 나타났고 거주지역별로는 서울, 경기, 인천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전세’ 선호 응답비율이 높았다. 세대규모별로는 4인 이상 가구에서 ‘전세’ 선호 응답률이 더 높았다.

임차인이 전세 거래를 선호하는 이유는 △매월 부담해야하는 고정지출이 없어서(53.8%) △월세보다 전세대출 이자부담이 적어서(22.0%) △내집마련을 하기 위한 발판이 돼서(10.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임대인도 53.5%가 전세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20대에서 전세 선호가 86.7%에 달해 가장 높았지만, 50대 이상부터는 월세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다. 직방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월 수입이 없거나 적을 것으로 예상되어 안정적인 월 고정 수입처로 주택 월세를 기대해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여전히 전세 거래 선호 비율이 높지만, 2년 전보다 월세 선호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임대인의 대출부담 증가에 더해 깡통전세 등 보증금 반환 분쟁까지 늘면서 목돈 마련이 부담스러운 임차인의 경우 월세 선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