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 비드오리진(대표 남재도)은 그동안 100% 해외에 의존하던 반도체산업 핵심 소재인 습식세리아(산화세륨) 연마 입자 양산에 성공했다.

남재도 대표
남재도 대표
비드오리진은 2019년 성균관대 창업지원단의 교수실험실 벤처창업 지원을 통해 설립된 벤처기업이다.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6대 공정 중 하나가 평탄화(CMP) 공정이다. 웨이퍼 위에 회로를 층으로 쌓아 갈 때 연마입자 슬러리(고체 액체 혼합물)를 이용해 회로의 윗부분을 평탄하게 만든다. CMP 공정은 반도체 생산에 필수 공정으로 칩 하나를 생산할 때 수십 번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이렇게 물리적으로 회로의 미세한 부분을 연마하는 공정이기 때문에 마찰에 의한 불량 발생이 쉽다는 것이다.

비드오리진은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성장사업과 씨앤벤처파트너스 지원을 받아 마찰이 적은 습식세리아 입자의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외 특허 10여 건을 확보했다. 입자의 활성도가 높아서 웨이퍼에 흠집이 없고 연마 성능이 뛰어나다. 이번 기술 개발로 반도체 생산 수율(불량이 없는 정상품 비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개발 기간도 단축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비드오리진은 기술 개발에 이어 양산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과 투자사 원앤파트너스의 지원을 받아 국가기술성숙도(TRL)를 기존 연구실 단계인 3단계에서 공장 양산 직전 단계인 7단계로 끌어 올렸다. 현재는 시장 진입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연마입자와 같은 반도체 소재는 기술적 완결성 요구도가 높다.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때까지 오랜 기간 생존해야 한다. 적극적인 정부 및 관련 기관의 지원과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남재도 대표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며 시장 안착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습식세리아 연마입자의 양산은 정말 어려워 많은 기업이 양산까지 도달하지 못했지만 비드오리진은 한국 기술의 자존심을 세우고 싶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좋은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후학들에게도 입증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