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시내 한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한경DB
시민들이 시내 한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한경DB
추석 특수로 모처럼 열린 소비자들의 지갑이 도로 닫히기 전에 유통업계가 ‘포스트 추석’ 마케팅에 팔을 걷어붙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등에서 9월 후반기는 3분기(7∼9월)를 마무리하고 10월 초부터 시작되는 가을 정기세일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중요한 기간으로 통한다. 업계는 명절 직후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품목들을 중심으로 할인 행사를 펼치거나, 추석에 풀린 상품권을 구매로 연결하기 위한 다양한 기획전에 나섰다.

주요 백화점들은 올해 대규모 가을 정기세일을 오는 30일부터 내달 16일까지 17일간 한다. 이 시기는 단가가 높은 겨울 의류 판매가 많이 이뤄지기 때문에 백화점들은 가을 정기세일 매출 예상치를 봄이나 여름보다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올해는 이른 추석 영향으로 행사 시기가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늦춰졌다. 10월부터 본격 행사가 진행되는 만큼 동절기 상품군 할인전과 시즌오프 행사를 동시 전개해 고객 집객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백화점들은 일상 회복으로 내수 의류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겨울철 아우터 등 패션·잡화 물량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재고가 쌓인 가전·가구도 할인폭을 넓힌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내부 전경. /한경DB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내부 전경. /한경DB
추석 연휴와 가을 세일 사이 약 3주의 기간 동안에는 다양한 ‘포스트 연휴 프로그램’도 진행해 세일 전 공백을 채우고 나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명절 상품권 소진과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보상심리가 맞물려 소비가 급증하는 '황금쇼핑 주간'을 공략하기 위한 행사들”이라고 소개했다.

대표적인 이벤트는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성수기를 맞은 골프용품 판매 행사다. 신세계백화점은 G마켓·옥션과 함께 25일까지 ‘신세계 가을 스포츠페어’를 열고 인기 상품을 특가에 선보인다. 이번 행사를 통해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한 골프, 등산, 수용, 구기 등 13개 인기 브랜드 260여개 상품을 소개하고 할인율이 높은 쿠폰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도 16~25일 압구정 본점 등 전국 16개 점포에서 골프 테마 행사 ‘현대백화점 그린 마스터 시즌2’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골프 상품군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7% 늘어나는 등 꾸준히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이번 가을에는 올봄 첫선을 보였던 그린 마스터 시즌1 행사보다 판매 물량을 15% 이상 늘리고 고객 체험형 콘텐츠도 대폭 확대했다.
사진=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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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고객을 위한 뷰티용품 세일도 활발히 펼쳐진다.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은 오는 18일까지 ‘온앤더뷰티 위크’를 진행한다. 뷰티 전용 멤버십인 ‘온앤더뷰티 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추가 최대 12% 할인 등이 이뤄지는데, ‘맥 리아킴 립스틱’과 ‘겔랑 빠뤼르골드 파운데이션 레노베이션’ 신상품도 단독으로 선보이는 게 특징이다. 롯데온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가을을 맞아 화장품 판매가 늘고 있다. 이달 들어(7일 기준) 베이스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60% 이상 늘었고, 색조 화장품 매출은 30% 이상 증가했다.

신세계그룹 통합 쇼핑몰 SSG닷컴은 18일까지 최대 8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쇼핑 익스프레스 위크’ 행사를 연다. 또 패션 전문관 ‘SSG 스타일’에서는 디자이너 브랜드 및 트렌드 패션 상품을 최대 79% 할인 판매한다. 뷰티 전문관 ‘먼데이 문’에서는 파운데이션, 쿠션, 컨실러 등 베이스 메이크업 상품을 최대 47% 싸게 팔고, 유아동 전문관 ‘리틀 쓱’에서는 분유를 최대 40%, 이유식을 최대 29% 할인 판매한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