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서도 무역수지 적자 행진이 이어졌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수출 증가세가 주춤하면서다. 25년 만에 6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월도 무역수지 비상…10일까지 24억달러 적자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무역적자(통관 기준 잠정치)는 24억4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액은 162억4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줄었다. 수입액은 186억8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감소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가 6.5일로 작년 동기(8.5일)와 비교해 2일 줄어든 결과다.

무역적자는 지난달 1~10일(76억9600만달러)과 비교하면 폭이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9월 1~10일(14억8300만달러)보다는 규모가 커졌다. 올 4월 이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에도 적자를 낸다면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약 25년 만에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75억5100만달러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206억2400만달러)인 1996년 기록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올해 연간 무역적자가 확실시된다. 연간 무역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132억6700만달러 적자) 이후 14년 만이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34억8100만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석유제품 수출도 11.7% 늘었다. 반면 승용차(-17.9%), 철강제품(-36.4%), 무선통신기기(-23.8%) 등 대부분 제품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수입은 원유(15.7%)와 가스(92.3%) 등이 크게 늘었다.

지난 1~10일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8억95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까지 대중 무역수지는 넉 달 연속 적자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경제 자체가 활발하지 않은 것이지 중국과 한국의 교역 관계가 특별히 악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