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앨라배마주에서 동료 3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인 앨런 유진 밀러. /사진=연합뉴스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동료 3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인 앨런 유진 밀러. /사진=연합뉴스
미국 앨라배마주가 독극물 주사 대신 질소가스를 이용한 사형 집행을 검토 중이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제임스 후츠 앨라배마주 법무차관은 오는 22일로 예정된 사형수 앨런 유질 밀러의 사형 집행 때 기존의 독극물 주입법 대신 질소가스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법원에 보고했다.

질소가스 처형은 사형수에 질소가스를 흡입시키면, 질소가 산소 대신 인체에 들어가 저산소증으로 사망을 유발하는 방식이다.

앨라배마를 포함해 미국 내 총 3개 주에서 사용이 허가됐지만, 지금까지 실제로 적용된 적은 없다고 AP는 전했다.

새로운 처형법을 사용할지에 대한 최종 결정은 교정위원의 판단에 달려있다.

택배 트럭 운전사 출신인 밀러는 1999년 앨라배마주 버밍햄에서 직장 동료 3명을 총으로 쏴 살해해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는 피해자들이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등의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질소가스를 이용한 첫 사형 집행이 가시화됨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질소가스를 이용한 처형법의 경우, 찬성론자들은 이 방법이 인간적이고 고통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적용 사례가 없을 뿐 아니라 2차 대전 당시 나치의 학살을 떠오르게 한다며 반대 목소리도 있다.

밀러의 변호인단은 질소가스를 이용한 처형 절차에 무턱대고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처형법의 '시험 사례'가 되길 원치 않는다는 주장이다.

한편, 미국의 대다수 주는 약물 주사를 통해 사형을 집행하고 있으나, 일부 주는 사형수의 고통 경감 차원에서 전기의자, 총살 등 대체 방안을 허용하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