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생활 8년...'미친 부동산값' 10배 폭등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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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희의 동남아 취업하기 : 캄보디아 물가]
![캄보디아 생활 8년...'미친 부동산값' 10배 폭등하다니...](https://img.hankyung.com/photo/202209/01.31211735.1.png)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로 여행이나 취업할 때는 미국이나 유럽과 다른 이유로 소비 생활에 문제가 생긴다. 한국보다 물가가 싸다는 생각을 문득 하기 때문이다. 동남아는 ‘돈 쓰는 재미’로 간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시 머물다 보면 어느덧 한국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 지출 규모에 어리둥절하게 된다. 분명히 개별 상품이나 서비스는 한국보다 저렴한데 전체 지출은 한국에서 생활할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돈에 대해서는 늘 주의하고, 계획적인 소비 습관을 갖는 것이 해외 생활에서도 중요하다. 아니 한국에서보다 더 조심해야 한다.
‘이대로 살다가는 다시 한국으로 가야 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소비 규모를 줄이던지, 돈을 많이 벌던지. 캄보디아 물가와 소비에 대해 고민하면서 살다 보니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보다는 초창기보다 절약도 하고, 열심히 수입을 늘리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캄보디아의 물가를 쉽게 보고 저질렀던 과거의 오류가 어쩌면 나를 더욱 앞으로 달리게 하는, 여기서 꼭 살아남아야 한다는 동기 부여가 된 것이 아닐까.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 긍정은 늘 세상을 이기는 힘이니까.
![캄보디아 생활 8년...'미친 부동산값' 10배 폭등하다니...](https://img.hankyung.com/photo/202209/01.31211736.1.jpg)
‘주희, 여기 땅 좀 사면 괜찮을 거야’라고 했던 캄보디아 지인의 조언이 대박을 품은 로또였는데 나는 무시했었다. ‘나는 벤처 창업가야. 부동산 투자자가 아니라고.’ 지금 그 땅이 10배가 넘었다는 풍문에 어이 상실 모드를 잠시 가동해야 했다. ‘그때 투자했으면, 회사 규모를 더 키울 수 있었을 텐데.’어쩌겠는가. 나의 것이 아닌 것을. 해외 부동산업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의 경제 상황의 변화가 큰 기회가 될 것이다. 나라 경제가 성장할 때 연동되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곳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캄보디아의 자연 환경과 노동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 육류는 여전히 저렴하다. 그러나 수입된 물건이나 공산품은 다른 레벨이다. 제조업이 취약하다 보니 수입에 의존하는 공산품의 경우 세계 경제의 여파를 그대로 반영한다. 캄보디아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물가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생활 물가에 영향이 큰 제조업 부문의 투자가 필요하다. 동남아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도 관심 가질만하다.
요즘 캄보디아는 물가의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분위기다. 코로나가 발병하고, 세계 경제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미국 등에서 제로 금리를 단행하고, 양적 완화를 선언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돈을 풀자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데 캄보디아도 피할 길이 없는 것 같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니 상품 제조 비용과 물류 비용이 연쇄적으로 상승하고, 소비자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는 국면에서 각 나라가 처한 에너지, 식량 환경과 산업 구조에 따라 여파가 차별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얼마 전 캄보디아보다 GDP 규모가 큰 스리랑카가 부도 사태가 났으니, 캄보디아의 경제 상황과 직결된 나로서는 뉴스에 자주 귀를 기울이게 된다. 미국 중앙은행(Federal Reserve System)의 금리 움직임에 관심 두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최주희 피플앤잡스 대표
![캄보디아 생활 8년...'미친 부동산값' 10배 폭등하다니...](https://img.hankyung.com/photo/202209/01.31211741.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