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민의 HR이노베이션] 여성 리더는 남자처럼 일하고 행동해야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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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리더 교육을 진행할 때 반드시 실시하는 테스트가 있다. 100여 개의 성격 특성이 포함된 단어 리스트를 보여주고 ‘지금의 리더들이 잘 발휘하고 있는 리더의 특성’을 세 가지 고르는 시험이다. 참석자들은 주로 ‘카리스마, 강한 실행력, 야망, 도전’ 등을 선택한다. 이어 함께 일하고 싶은 리더의 특성을 세 가지 고르라고 하면 ‘공감, 배려, 경청, 협력’ 등의 단어를 주로 선택한다. 참석자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리더의 특성으로 지목한 단어는 대부분 여성적 리더십에 속한다.
또 다른 활동으로, 참석자들에게 자신감에 넘치는 남성 리더를 떠올려 보라고 하고 그들의 행동 방식을 상상하며 자신을 참석자들에게 소개하라고 요청한다. 대부분의 참석자는 교육장을 빠른 걸음으로 돌아다니며 상대의 손을 꽉 잡거나 어깨와 등을 툭툭 치며 요란스럽게 웃어댄다. 이번에는 참가자들에게 가장 자신감 있는 여성 리더의 방식으로 인사를 해보라 제안한다. 이들은 상대의 눈을 들여다보며 대화에 열중하고, 열렬히 고개를 끄덕이며 깊이 있고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간단한 테스트지만 이 작은 활동으로 프로그램에 참석한 여성들은 엄청난 자신감을 얻는다.
필자가 여성 팀원들과 업무 성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가끔 놀라곤 한다.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지 않거나 기대했던 성과를 얻지 못해 자책하고 괴로움에 빠지는 일은 예사이고, 심지어 자괴감 때문에 더 이상 새로운 업무를 진행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고백하는 팀원도 많다. 이들은 자신감이 완전히 상실된 상태로, 실패의 원인을 지나치게 스스로의 능력 부족에서 찾는다. 이탈리아 밀라노대 심리학과 교수 에스테스는 남녀 대학생 500명에게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게 했다. 예상되듯이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수학을 더 못한다고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문제 풀이 결과를 검토하자 대단히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시험에 참여한 여학생 중 95% 이상이 확실히 알지 못하는 문항에는 아예 답을 적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연구팀은 모든 문제에는 반드시 답을 적어야 한다는 규칙을 추가해 비슷한 문제를 풀게 했다. 여학생과 남학생 모두 평균적으로 80%의 문항에 정답을 적었다.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바꿨을 뿐인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조직 내에서 ‘자신감’이란 생각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실행력이다.
한국 대부분의 조직은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 리더의 비율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입사할 때의 남녀 비율은 리더가 됐을 때의 비율과 상당한 차이가 난다. 이런 차이가 클수록 그 조직은 다양성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여성이라고 할지라도 남성 기질에 최적화된 조직문화에서 자신의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며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여성들은 자신들의 타고난 강점을 숨긴 채 남자처럼 일하고 행동해야만 성공한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내재화하며 일해왔다.
심리학자 융은 남성의 무의식에 잠재된 여성성을 ‘아니마’, 여성에게 잠재된 남성성을 ‘아니무스’라고 이야기했다. 남성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무의식 속 여성성을 숨기고 살았고, 여자들은 남성적인 문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면을 쓰고 망토를 두른 채 타고난 여성성을 숨기고 살아야 했다. 이 불행한 역사를 계속 반복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이제 남성은 무의식 속 여성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여성은 자신의 타고난 자질과 역량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세상에 맞서야 한다.
인간은 저마다 경험과 기질이 만들어낸 다양한 렌즈를 끼고 살아간다. 우리는 이를 사고방식이라고 부른다. 현실을 바라보는 사고방식이 바뀌면 그 현실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도 완전히 달라진다. 젠더 사고방식(gender mindset)이란 자신의 성별이 일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내재적인 인식이다. 당신은 여성이라는 자신의 성별이 조직이나 사회에서의 자아실현 및 성공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하는가? 혹은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하는가? 혹은 중립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대부분의 여성은 아마도 부정적인 젠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더 이상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남성적 리더십만 존재하는 조직은 살아남을 수 없다. 여성 인재들이 허들이나 천장에 가로막히지 않고 공감, 배려, 겸손, 융통성, 통찰력 등 타고난 강점을 활용해 조직 안에서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다면 기업 차원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오승민 LG화학 러닝이노베이션 팀장
또 다른 활동으로, 참석자들에게 자신감에 넘치는 남성 리더를 떠올려 보라고 하고 그들의 행동 방식을 상상하며 자신을 참석자들에게 소개하라고 요청한다. 대부분의 참석자는 교육장을 빠른 걸음으로 돌아다니며 상대의 손을 꽉 잡거나 어깨와 등을 툭툭 치며 요란스럽게 웃어댄다. 이번에는 참가자들에게 가장 자신감 있는 여성 리더의 방식으로 인사를 해보라 제안한다. 이들은 상대의 눈을 들여다보며 대화에 열중하고, 열렬히 고개를 끄덕이며 깊이 있고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간단한 테스트지만 이 작은 활동으로 프로그램에 참석한 여성들은 엄청난 자신감을 얻는다.
필자가 여성 팀원들과 업무 성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가끔 놀라곤 한다.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지 않거나 기대했던 성과를 얻지 못해 자책하고 괴로움에 빠지는 일은 예사이고, 심지어 자괴감 때문에 더 이상 새로운 업무를 진행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고백하는 팀원도 많다. 이들은 자신감이 완전히 상실된 상태로, 실패의 원인을 지나치게 스스로의 능력 부족에서 찾는다. 이탈리아 밀라노대 심리학과 교수 에스테스는 남녀 대학생 500명에게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게 했다. 예상되듯이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수학을 더 못한다고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문제 풀이 결과를 검토하자 대단히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시험에 참여한 여학생 중 95% 이상이 확실히 알지 못하는 문항에는 아예 답을 적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연구팀은 모든 문제에는 반드시 답을 적어야 한다는 규칙을 추가해 비슷한 문제를 풀게 했다. 여학생과 남학생 모두 평균적으로 80%의 문항에 정답을 적었다.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바꿨을 뿐인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조직 내에서 ‘자신감’이란 생각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실행력이다.
한국 대부분의 조직은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 리더의 비율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입사할 때의 남녀 비율은 리더가 됐을 때의 비율과 상당한 차이가 난다. 이런 차이가 클수록 그 조직은 다양성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여성이라고 할지라도 남성 기질에 최적화된 조직문화에서 자신의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며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여성들은 자신들의 타고난 강점을 숨긴 채 남자처럼 일하고 행동해야만 성공한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내재화하며 일해왔다.
심리학자 융은 남성의 무의식에 잠재된 여성성을 ‘아니마’, 여성에게 잠재된 남성성을 ‘아니무스’라고 이야기했다. 남성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무의식 속 여성성을 숨기고 살았고, 여자들은 남성적인 문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면을 쓰고 망토를 두른 채 타고난 여성성을 숨기고 살아야 했다. 이 불행한 역사를 계속 반복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이제 남성은 무의식 속 여성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여성은 자신의 타고난 자질과 역량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세상에 맞서야 한다.
인간은 저마다 경험과 기질이 만들어낸 다양한 렌즈를 끼고 살아간다. 우리는 이를 사고방식이라고 부른다. 현실을 바라보는 사고방식이 바뀌면 그 현실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도 완전히 달라진다. 젠더 사고방식(gender mindset)이란 자신의 성별이 일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내재적인 인식이다. 당신은 여성이라는 자신의 성별이 조직이나 사회에서의 자아실현 및 성공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하는가? 혹은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하는가? 혹은 중립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대부분의 여성은 아마도 부정적인 젠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더 이상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남성적 리더십만 존재하는 조직은 살아남을 수 없다. 여성 인재들이 허들이나 천장에 가로막히지 않고 공감, 배려, 겸손, 융통성, 통찰력 등 타고난 강점을 활용해 조직 안에서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다면 기업 차원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오승민 LG화학 러닝이노베이션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