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노점상 시골 소년이 대통령 됐다…케냐 새 대통령 루토 취임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했든 상관없이 모든 케냐인을 위해 일할 것입니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55·사진)이 13일(현지시간) 대통령 취임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AFP, 로이터통신은 케냐의 제5대 대통령인 루토 대통령이 이날 수도 나이로비의 스타디움에 수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취임식에서 “나는 대통령으로서 케냐인을 진실하게 섬기고 케냐 헌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선서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나는 하나님께 감사한다. 시골 소년 출신이 대통령이 됐다”고 말하자 군중은 환호했다.

6만 명 수용이 가능한 스타디움은 새벽 5시에 이미 축하객들로 가득 찼고, 이 과정에서 펜스가 넘어지면서 최소 60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시민들에게 취임식장에 오지 말고 집에서 축하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지난 8월 9일 치러진 대선에서 2%포인트가 채 안 되는 득표율 차이로 라일라 오딩가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루토 대통령 앞에는 식료품, 연료비 등 물가 앙등과 최악의 가뭄, 정치적으로 분열된 국민 통합, 막대한 부채와 부패 문제 등 많은 과제가 쌓여 있다.

치킨 노점상을 지낸 서민 출신임을 내세운 그는 대선 기간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기금 5000억실링(약 5조7000억원) 조성, 국내총생산(GDP)의 20%에 달하는 농업 진흥을 위한 비료 보조금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다음 주 4000만 포대 분량의 반값 비료를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우후루 케냐타 전 대통령 밑에서 10년 가까이 부통령을 지냈으며, 이번 선거에 독자 출마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취임식에 정병국 전 국민의힘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경축특사단을 파견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