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낮추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제조업 부활 가능"
바이든, 여전히 높은 美물가에 "그게 인플레 감축법 처리 이유"
오는 11월 중간 선거가 두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인플레이션 상황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 입법의 중요성과 의미를 재차 강조했다.

고(高)물가가 야기하는 생활고 문제가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여전한 가운데 인플레이션 상황이 앞으로 더 개선될 것이라면서 차단막을 치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관련, "오늘 통계는 미국 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있어서 진전이 더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국내 물가는 지난 두 달간 변화가 없었다.

할 일이 더 있기는 하지만 이는 미국 가정에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이것이 보건 및 처방 약, 에너지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우리가 통과시킨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름이 시작됐을 때와 비교해 기름값은 갤런(약 3.78L) 당 1.3달러가 하락했으며 식료품점에서도 물가 상승세가 일부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반면 실질 임금은 두 달 연속 상승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미국 가정이 조금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 경제 계획은 물가를 낮추는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제조업을 부활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8월 CPI에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심각하게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이날 발표된 8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8.3%로, 6월(9.1%)과 7월(8.5%)에 비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시장 예상치(8.0%)를 상회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3%가 상승했다.

경제 실정론과 맞물려 있는 고물가 문제는 11월 중간 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는 불리한 부분이다.

미국 공영라디오(NPR)의 8일 여론조사에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문제를 최대 관심사로 꼽은 비율은 30%로 여전히 높은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이 낙태이슈 등을 앞세워서 극우 성향의 이른바 '마가(MAGA) 공화당' 심판론을 제기하면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투표를 강조하고 있는 것도 경제 문제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측면이 있다.

민주당 여론조사 기관인 임팩트리서치의 브라이언 스트라이커는 블룸버그통신에 "민주당은 인플레이션이 공화당에 제공했던 이점을 약화시키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을 통한 제조업 부활론을 계속 홍보하는 동시에 이번 선거가 '민주주의 수호 대(對) 극우 공화당'간 대결 구도라는 점을 계속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