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공포에 금융시장 '패닉'…비트코인 10% 추락 [코인스캐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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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에 투자할 이유 사라져" 비관론도
인플레이션 공포가 다시 암호화폐 시장을 덮쳤다. 간밤에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의 기대를 뒤엎고 인플레이션이 잡히기는커녕 오히려 가팔라지는 조짐을 나타냈다. 인플레이션 둔화 →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란 시나리오를 기대했던 금융시장은 일제히 무너졌다. 비트코인은 2만 달러에 간신히 턱걸이하고 있다.
14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9.3% 하락한 개당 2만169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나흘 간 미국 증시와 함께 고공 질주했던 비트코인은 13일(현지시간) 미국 8월 CPI가 발표되자마자 단 3분 만에 1000달러 추락했다. '이더리움 머지(통합)'를 앞둔 이더리움도 같은 시각 24시간 전보다 7% 떨어진 1570달러에 거래됐다. 솔라나(-9.9%) 리플(-6.3%) 에이다(-5.7%) 도지코인(-5.1%) 폴카닷(-6%) 등 시가총액 상위 코인들도 일제히 큰 폭 하락했다.
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거비, 음식, 의료, 교육비 등을 포함해 주기적이고 임금에 민감한 서비스 범주에서 광범위하게 물가가 올랐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문업체 코페이의 칼 샤모타 최고시장전략가는 "핵심 인플레이션이 예상치보다 2배 높게 나온 점이 우려스럽다"며 "일시적 인플레이션이란 생각은 일단 완전히 사라졌다"고 했다.
Fed가 앞으로 더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오는 20~21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여는 Fed가 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전날까지만 해도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점쳤던 시장에선 이제 Fed가 금리를 단번에 1%포인트 올릴 것이란 예측마저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Fed의 기준금리가 연 4.25%까지 오를 것이라며 기존 전망을 상향 수정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이제 다음날 예정된 이더리움 머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날 빗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9월 만기 이더리움 옵션 시장에선 행사가격 2000~5000달러 사이에서 이더리움 콜옵션 포지션이 집중적으로 몰렸다. 향후 이더리움 가격이 그 이상으로 오를 것이란 기대가 형성된 결과다.
보고서는 "이번 머지가 순조롭게 완료되면 이더리움 가격이 단기적으로 급등하는 오버슈팅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더리움이 주도하는 암호화폐 시장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머지에 차질이 생길 경우엔 거시경제 여건 악화에 더해 암호화폐 시장이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고서는 "특히 Fed의 금리 인상이 상당폭 남아있는 점을 고려하면 머지의 실패는 암호화폐 시장 가격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머지 성공은 이더리움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재료가 되고 비트코인 대비 이더리움의 상대적 강세를 이끄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기대와 달리 머지가 실패할 경우에는 가상자산 시장의 약세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14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9.3% 하락한 개당 2만169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나흘 간 미국 증시와 함께 고공 질주했던 비트코인은 13일(현지시간) 미국 8월 CPI가 발표되자마자 단 3분 만에 1000달러 추락했다. '이더리움 머지(통합)'를 앞둔 이더리움도 같은 시각 24시간 전보다 7% 떨어진 1570달러에 거래됐다. 솔라나(-9.9%) 리플(-6.3%) 에이다(-5.7%) 도지코인(-5.1%) 폴카닷(-6%) 등 시가총액 상위 코인들도 일제히 큰 폭 하락했다.
예상 뛰어넘은 8월 CPI에 "좋은 소식이 하나도 없다"
8월 CPI는 "좋은 소식이 하나도 없다(노무라)"는 평가와 함께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년 대비 8.3%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8.1%)를 웃돌았다. 특히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6%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0.3%)는 물론 이전 12개월 평균(0.5%)도 뛰어넘었다.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거비, 음식, 의료, 교육비 등을 포함해 주기적이고 임금에 민감한 서비스 범주에서 광범위하게 물가가 올랐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문업체 코페이의 칼 샤모타 최고시장전략가는 "핵심 인플레이션이 예상치보다 2배 높게 나온 점이 우려스럽다"며 "일시적 인플레이션이란 생각은 일단 완전히 사라졌다"고 했다.
'Fed 1%포인트 금리인상' 전망도
인플레이션 쇼크는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2%, S&P500 지수는 4.3% 하락하며 2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찍었다. 주요 5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하루만에 1.5% 오르며 2020년 3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Fed가 앞으로 더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오는 20~21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여는 Fed가 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전날까지만 해도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점쳤던 시장에선 이제 Fed가 금리를 단번에 1%포인트 올릴 것이란 예측마저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Fed의 기준금리가 연 4.25%까지 오를 것이라며 기존 전망을 상향 수정했다.
"비트코인에 투자할 이유 사라지고 있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 시장도 함께 무너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투자 자산으로서의 비트코인의 가치에 근본적인 의문마저 나온다. CNBC는 "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미국 단기 국채수익률이 암호화폐 단기 예치 수익률을 넘어선 상황"이라며 "헤지펀드와 오피스들이 암호화폐에 투자할 큰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연준의 금리인상 리스크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고 있다"면서 "암호화폐 수요가 줄어들면서 당분간 약세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암호화폐 시장은 이제 다음날 예정된 이더리움 머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날 빗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9월 만기 이더리움 옵션 시장에선 행사가격 2000~5000달러 사이에서 이더리움 콜옵션 포지션이 집중적으로 몰렸다. 향후 이더리움 가격이 그 이상으로 오를 것이란 기대가 형성된 결과다.
보고서는 "이번 머지가 순조롭게 완료되면 이더리움 가격이 단기적으로 급등하는 오버슈팅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더리움이 주도하는 암호화폐 시장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머지에 차질이 생길 경우엔 거시경제 여건 악화에 더해 암호화폐 시장이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고서는 "특히 Fed의 금리 인상이 상당폭 남아있는 점을 고려하면 머지의 실패는 암호화폐 시장 가격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머지 성공은 이더리움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재료가 되고 비트코인 대비 이더리움의 상대적 강세를 이끄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기대와 달리 머지가 실패할 경우에는 가상자산 시장의 약세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